필자가 생각하는 짝퉁 사면 안되는 이유와 구매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정리해 보았다. 짝퉁 구매에 대한 소비 심리 또는 사면 안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아래 내용을 참고해 보자.
-일부 대중들은 짝퉁을 관대하게 여기고, 짝퉁을 구매하는 이유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지만, 그들의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짝퉁의 좋은 기능을 찾지 못했다.
-'당신의 인생은 진짜니까 짝퉁 구매하지 마세요.'와 같은 의미 없는 이야기는 기술하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짝퉁을 사는 구매자와 의도적으로 짝퉁을 만드는 공급자는 자본주의 좀벌레라고 생각한다.
짝퉁을 사는 심리
짝퉁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하다. 본래의 제품(진품)을 원하는데, 가격을 지불한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치품의 경우 브랜드의 명성과 디자인은 원하지만, 가격을 지불할 능력이 없어 짝퉁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고,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경우 프로그램이 잘 만들어져 있어 작업에 필요하지만, 가격을 지불할 능력이 없어 불법으로 다운로드받는 것이다. 즉, 그 제품의 가치는 용인하지만 지불할 능력이 없으니 짝퉁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일부 짝퉁 옹호자들은 ‘짝퉁 구매 행위’를 기업에 대한 시위라고 높여 부른다. 이 말인즉슨 본래의 제품 또는 서비스가 가치 대비 너무 비싸기 때문에 짝퉁을 구매한다는 논리다. 한술 더 떠서 짝퉁 제품에는 순기능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가치 대비 너무 비싼 제품 또는 서비스를 짝퉁으로 구입하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면, 기업은 본래의 제품 또는 서비스의 가격을 내릴 것이라는 논리다.
수요와 공급 그리고 가격
자본주의의 모든 상품(제품과 서비스)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산정된다. 수요가 많을수록 가격이 올라가고, 공급이 많을수록 가격이 내려간다. 즉, 본래의 제품 또는 서비스의 가격이 실질 가치 대비 낮다면 수요가 떨어지고, 이에 따라 공급자는 제품의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
대형 마트 영업 종료 전 시식 코너에 가보면 이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아침에는 수요가 많고, 제품의 가치가 높으니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지만, 영업 종료 전 늦은 밤에 가면 수요가 적고, 제품의 가치가 낮아져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여 판매한다.
또 하나의 예시로 대표적인 사치품 시계를 보자. 파텍필립은 시가로 구매해야 할 만큼 시계 애호가들이 찾는 최고의 시계 브랜드의 하나다. 파텍필립의 역사와 철학 그리고 브랜드 가치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억 단위에 현금을 주고 구매한다.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이 많음과 동시에 억대의 현금을 지불하고서라도 구매하려는 사람이 많다. 이에 따라 파텍필립의 가격은 유지되거나 상승한다.
이처럼 자본주의 시장은 대체로 합리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가격이 설정된다. 그런데 짝퉁 옹호자들은 자신의 기준으로 가치 대비 가격을 설정하고, ‘합리적인 소비’와 ‘공정한 가치’를 추구한다고 말한다.
필자는 이를 본인의 지불 능력에 대한 자기 위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애플워치의 밴드를 보자. 짝퉁 옹호자들은 작은 밴드 하나에 10만 원이라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짝퉁 제품을 구매한다. 그리고 나선 자신은 합리적인 소비자라고 말한다. 자신만의 근거로 산정한 가치 대비 제품의 가격이 높은 경우 구매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더 나아가 다른 디자인의 저렴한 대안품을 찾거나, 다른 제조사의 스마트워치를 구매하는 등 다양한 선택권이 존재한다. 그런데 굳이 진품과 동일한 짝퉁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 제품의 가치를 알아봤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에 공감하지 못했더라면 대안품을 찾았을 것이다.)
즉, 짝퉁 구매는 좋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현금을 지불할 능력이 부족한 것을 ‘합리적인 소비’, ‘공정한 가치’라는 프레임을 씌운 것이다. 아울러 이미 시장에서 적정선에 구축된 가격을 자신의 기준으로 맞춰 결정하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다.
'롤렉스 시계가 너무 비싸서 비슷한 느낌의 스와치 시계를 구매했다.'는 대안품을 찾은 것이지 짝퉁 제품을 구매한 것이 아니다. '롤렉스 시계가 너무 비싸서 롤렉스 짝퉁 시계를 구입했다.'가 짝퉁 제품을 구매한 것이다. 대안품과 짝퉁은 전혀 다르다.
짝퉁으로 인한 손실
코코 샤넬은 레플리카가 만연하던 시절 샤넬의 디자인을 따라 하는 레플리카 업체들을 터치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녀가 만든 제품이 레플리카보다 더 뛰어날 것이라 믿었고, 이에 따라 고객들이 레플리카 업체의 제품보다 샤넬의 제품-진품-을 더 많이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는 탁월한 통찰이었고, 샤넬은 승승장구한다.
짝퉁의 순기능이 본래의 제품과 차별화되면서 본래의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었다면 일정 부분 동감할 수 있다. 그러나 샤넬과 같은 공급자는 소수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더 나아가 오늘날은 과거와 다르게 제품 제작 능력이 상향 평준화되어 짝퉁 제품 때문에 큰 손실을 보았던 기업들이 더 많다. (오늘날처럼 제작 능력이 상향 평준화되어 있던 시절이라면, 샤넬도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구매자의 탐욕으로 공급자가 희생하는 것을 순기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구매자가 항상 선일까?
짝퉁 시장의 성장은 공급자만 피해 보는 것이 아니다. 구매자도 피해를 본다. 예를 들어 진품에 가깝게 만들어 놓은 짝퉁 제품을 진품인 줄 알고 속아 구매하는 경우도 많고, 그냥 제품의 디자인이나 기능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했는데, 알고 보니 유명 브랜드의 짝퉁 제품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공정한 가치
짝퉁 옹호자들은 공정한 가치를 추구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옹호자들이 말하는 공정한 가치는 진짜 공정한 것이 아니다. 옹호자들의 논리를 예시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A 음식점은 원재료부터 조리 과정까지 폭넓은 연구를 통해 맛있는 음식 레시피를 만들었다. A 음식점은 그간 음식을 개발하는 데 사용한 연구비를 음식 판매 가격에 녹여냈고, 이에 따라 다른 음식점 대비 가격이 높았다. 그런데도 대다수 고객은 A 음식점의 음식이 맛있었기에 A 음식점을 방문했다. 그런데 일부 고객들이 음식 맛 대비 가격이 너무 높다고, 가격을 낮추라고 말한다. 여전히 수많은 고객이 이 음식을 먹기 위해 A 음식점을 방문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A 음식점은 여전히 가격 대비 음식의 맛이 좋고, 많은 고객이 찾아오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지 않았다.
이때 B 음식점이 A 음식점 레시피를 몰래 탈취하고, A 음식점과 똑같은 레시피와 가계 명으로 훨씬 저렴하게 음식을 판매한다. 과정을 아는 대다수의 ‘정상’적인 고객들은 B 음식점을 비난하고 A 음식점을 꾸준히 이용하지만, 일부 고객들은 손뼉을 치면서 이것이 ‘공정한 가치’라며 B 음식점을 이용하고, A 음식점을 비난한다.
‘탈취’와 ‘과정’의 초점을 맞추면, 일부 고객들이 공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단박에 알 수 있다. 탈취는 강제적으로 재화를 갈취한 것이고, 과정은 우리 모두가 어떤 것이 진짜인지 알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탈취했고, 탈취 과정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손뼉 쳐주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면 누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려고 할까? 그게 진정 공정한 가치가 맞을까? 정말 공정한 사회라면 B 음식점을 비난하고, 신고하여 A 음식점을 지켜줘야 한다. 그래야 다른 음식점들도 더욱 연구 개발에 힘을 쏟고 좋은 음식을 만들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