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전쟁으로부터 한국은 자유로워질 수 없기에 우리는 중국 대만 전쟁으로부터 발생하는 파급효과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중국 대만 전쟁 : 다극화의 신호탄
세계 정세와 경제는 다극화되어 가고 있지만, 지난 30년 동안 맺어진 글로벌 공급망 체계로 깊이 결부되어 빠르게 진행되진 않고 있었다. 그러나 크림반도 합병,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 전쟁 등 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다극화의 속도가 빨라졌다. 이러한 추세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그 추세가 가속화되어 빠르게 다극화 체제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쟁 가능성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는 것은 반도체 기술도 있지만, 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시진핑의 장기 집권과도 관련이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미국 역시 대만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 자체도 중요하지만, 지정학적인 위치상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는 경우 중국의 영향력이 태평양까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대만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 참전 여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서 전쟁이 발생하고, 이에 미국이 개입하여 미군이 한 명이라도 전사할 경우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국은 자동으로 참전해야 한다. 대게 조약의 범위가 미국과 한국 내에서만 적용된다고 알려졌는데, 조약의 범위는 태평양이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 대만 전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는 국가이다.
최대 피해국
냉전 이후 미국에 의해 설계된 글로벌 공급망 체계의 최대 수혜 국가의 하나는 한국이었다. 한국은 미국이 설계한 공급망을 토대로 값싸게 원재료를 수입해서 값비싼 제품을 만들어 세계 곳곳에 판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극화 체제로 가면 공급망의 변화로 인해 원재료 수입 비용이 증가하고, 생산된 제품마저도 분할된 시장에서 판매해야 하므로 매출과 이익은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 가장 높게 오른 주식이 가장 가파르게 떨어지듯 다극화 체제로 인한 경제 분리는 한국이 최대 피해국 될 가능이 높다. 이를 벗어날 방법은 없다. 우리는 결국 미국 또는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며(사실상 미국),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중립 국가
‘스위스와 같이 중립 노선을 타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이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 스위스는 방어에 유리한 지정학적인 위치와 당시 강력했던 군사력 그리고 200년 이상 분쟁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중립 국가의 지위를 얻었다. 반대로 우리는 주변 국가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음과 동시에 실제로 영향을 받아 성장했으며, 군사력은 강하지만 전략 무기(핵)가 없고, 외부 경제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우리는 중립 국가 될 수 없다.
핵무장을 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이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선 핵무장을 하면서 발생하는 비용과 NPT 탈퇴부터 발생하는 우라늄 제재 및 경제적 제재 등 반작용이 심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반작용을 무시한 채로 핵무장을 해도 외부 경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중립 국가가 되기 어렵다.
일본
일본은 중국 대만 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이 이러한 스탠스를 취하는 상황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은 우리가 저자세로 나올 경우 미국은 우리를 더 이상 우방국이라 부를 수 없을 것이며, 우리에 자리는 일본이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기술이 미국의 원천 기술을 활용한 것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되다. 다시 말해 우리가 강한 스탠스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의 산업 일부(예를 들어 반도체)가 일본으로 이전될 수도 있다.
반도체 수혜
중국이 대만 침공 시 TSMC 제조 시설 파괴로 인해 한국이 반도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수혜보단 피해를 볼 가능성이 더 높다.
우리가 만드는 반도체 안에는 중국 원재료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중국은 이 원재료를 차단할 것이며, 한국산 반도체를 수입하지 않을 것이다. 더 나아가 반도체 생산은 정량적이므로 무한정 생산할 수 없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도 한국의 삼성은 TSMC를 대체할만한 케파가 나오지 않으며, 기술력 또한 뒤쳐진다. 즉, 한국은 반도체 수혜보다 반도체 쇼크로 인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더 높다.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에너지 공급망 관리
한국은 보통 중동에서 에너지를 수입해 오는데, 그 경로가 중국과 대만 근처 해양이다. 만약 중국 대만 전쟁 시 그 해양 경로가 막힐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
산업 발전에 필요한 각종 원재료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다양한 원재료를 다양한 국가에서 해운으로 공급받고 있다. 따라서 핵심 원재료를 구분하고 변화될 공급망에 맞춰 재설계해야 한다.
경제 안보
한국은 중국에 의존도가 높은 국가이므로 맹목적으로 미국에 협력할 경우 심각한 경제 붕괴가 뒤따를 수 있다. 경제 안보가 붕괴되면 군사적 안보도 같이 붕괴된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이에 대한 경제 안보를 미국과 협상을 통해 지켜내야 한다. 다행히도 한국이 가진 기술력은 미국에 필요한 기술력임과 동시에 한국의 지리적 위치가 중국에 꽤 위협적이므로 협상만 잘한다면 좋은 딜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과의 협력
일본에 대한 국민적 정서가 좋지 못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잘 협력할 수 있는 국가는 일본밖에 없다. 일본은 그나마 우리와 비슷한 상황의 국가이기도 하거니와 미국의 경제 및 군사적 안보 체제를 공유하고 있는 우방 국가다.
정말 상황이 나빠져 중국이 대만을 완전히 점령할 경우 우리는 일본 해안 근처로 원재료 및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일본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국방력 강화(전쟁 준비)
중국이 대만 침공 시 주한미군의 억제를 위해 북한으로 대규모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입장에선 북한보다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는 행위가 더 큰 문제다. (패권 경쟁이 달려있기 때문에) 따라서 주한미군은 두 개(한국과 북한, 중국과 대만)의 전쟁 발생 시 대만으로 파견되고, 우리는 독자적으로 북한을 막아야 할 수 있다.
재래식 전쟁이라면 우리가 북한을 무서워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북한은 전략 무기(핵)를 보유한 국가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를 억제할 수 있는 국방력 강화가 필요하며, 필요할 경우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미국 전략 무기를 재배치하는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 (현실상 불가능하긴 하다.) 단, 지난 사드 배치와 같이 중국의 경제적 보복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고려를 충분히 한 후 진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