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경영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는 짐 콜린스가 작성한 경영서이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자세히 서술한 책으로 경영과 투자 그리고 삶에서의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삶을 경영하는 경영자

우리 모두가 자신의 삶을 경영하는 경영자이다. 그렇기에 경영서는 모두가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일반적인 경영서는 각종 전문 용어가 난무하여 단어를 찾아보는 데 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단어를 찾아봐도 정확히 이해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여 그 뜻을 독자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이 책은 모두가 알 수 있는 단어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변모할 방법을 제시한다. 이렇게 쉽고 명확하게 적힌 경영서는 많지 않다. 그래서 필자는 경영자부터, 투자자, 셀러리맨 등 모든 이들이 한 번쯤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단계5의 리더십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선 경영 능력의 5단계 계층 구조를 제시한다. 그리고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선 단계5의 리더십을 가진 경영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계5의 리더십을 가진 경영자는 자아의 욕구를 큰 목표로 돌린다. 이것은 자아나 이기심이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4단계, 3단계 리더보다 훨씬 더 커다란 목표를 가진 야심적인 인물들이다. 개인의 목표와 회사의 목표를 융합하여 큰 성과를 이뤄내는 경영자들이 단계5의 리더십을 가진 경영자들이다.

단계5의 리더십의 예시 중 필자에게 가장 크게 와닿았던 예시는 ‘패럴먼의 질레트 인수 사건’이었다. 페럴먼은 질레트에 약 44% 프리미엄을 주고 회사를 인수하려고 했었다. 만약 그 당시 인수되었다면 경영자는 물론이고, 당시 주주 역시 44%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으므로 인수 조건은 합리적이었다. 그러나 당시 질레트의 CEO였던 콜먼 모클러는 이를 거절하고, 경영권 방어를 위해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과 하나하나 접촉하였다. 인수 조건이 합리적이었고, 주주들의 이익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표면적으론 질레트의 CEO 콜먼 모클러가 경영권을 지켜내기 위해 이기적인 경영을 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주주들을 위한 행동이었다. 당시 질레트는 새로운 신규 제품을 준비하고 있었고, 이것은 미래의 수익을 보장해줄 혁신적인 제품 센서와 마하3였다. 즉, 콜먼 모클러는 기업의 내재가치가 거래되던 시가총액에 44% 프리미엄을 부여하더라도 훨씬 더 높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인수 조건에 응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 대표적인 주주 친화 정책인 ‘자사주 매입 후 소각’으로 이어진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은 자사의 지분을 매수한 뒤 소각하여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을 높이는 행위이다. 그러나 기업의 내재가치 대비 시가총액이 높다면 이는 현금을 버리는 행위이다.

예를 들어 A와 B가 피자 가게를 운영한다고 가정해보자. 둘은 50% 지분을 가지고 있고, 피자 가게의 총 예상 현금 흐름은 1억 원이다. 이때 B가 2억 원에 50% 지분을 A에 판매하려고 한다. A 입장에선 피자 가게를 통해 앞으로 벌어드릴 현금이 1억 원 수준인데, 2억 원에 B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엄청난 손실일뿐더러 터무늬없는 조건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행위 오늘날 자본 시장에선 활발하게 이행되고 있다. 실질적인 기업의 내재가치를 계산하지 못하는 경영자들이 단지 ‘주주 친화 정책’이라는 하나의 키워드에 쏠려 잉여 현금을 태우고 있다. 단계5의 리더십은 질레트의 예시를 통해 주주들을 위한 실질적인 행위가 무엇인지, 더 나아가 기업의 실질적 내재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 경영자가 왜 필요한지를 시사한다.

적합한 사람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가기 위해선 각 요직에 적합한 사람이 채용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유명한 경제 법칙 중 하나인 패커드 법칙이 소개된다. ‘어떤 회사도 성장을 실현하고 나아가 위대한 회사들은 만들어갈 적임자들을 충분히 확보하는 능력 이상으로 수입을 줄곧 빠르게 갈 수는 없다.’ 이것이 패커드 법칙이다. 즉, 수입 증가율이 종업원 증가율을 줄곧 앞지른다면, 절대로 위대한 회사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위대한 기업을 만든다는 것은 시장, 기술, 경쟁, 상품도 아니다. 적합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다.

위대한 기업들은 적임자를 찾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타협하지 않았다. 필자는 구글을 떠올렸다. 구글의 채용 과정은 악덕스럽기로 유명하다. 구글이 입사하기 위해선 최소 5번 이상의 인터뷰를 거쳐야 하고, 인터뷰를 본 심사관 모두에게 승인받아야 채용될 수 있다. 구글이 ‘위대한 기업이 된 배경에는 이러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중적인 마인드

‘냉혹한 사실을 직시하라. 그러나 믿음은 잃지 말라’ 상당히 이중적인 문구지만,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변모한 기업들은 이 문구를 그대로 이행했다. 시장의 불확실성과 경쟁, 산업 내의 위치 등 냉혹하고도 현실적인 사실들을 수집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믿음 잃지 않고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제품 또는 서비스)를 지속해서 발전시켜왔다.

냉혹한 사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없다. 그 안에서 성공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다면, 그 기업을 냉혹한 현실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는 경영자뿐만이 아니라 한 명의 개인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이중적인 면모는 부정적으로 해석되지만, 더 좋은 방향을 유지하기 위해선 필수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워드 막스는 적정한 이중성이 훌륭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이라 말했고,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처세술이 좋은 사람 즉 이중적인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 된다고 말했다. 우리가 어떤 분야에서든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선 이중적인 면모를 부정적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극단이 아닌 가운데에서 양쪽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판단한다면, 단순 경영뿐만 아니라 인생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고슴도치 콘셉트

여우는 여러 방면에서 두루두루 다양한 정보를 알고 있지만, 고슴도치는 하나의 승리 코드만 알고 그것만을 적용한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변모한 기업들은 하나같이 고슴도치와 같은 전략을 이용했다. 단편적으로 보면 고슴도치 콘셉트가 쉽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엄청난 통찰력이 요구된다. 하나의 승리 코드를 이해하기 위해선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그 안에서 승리할 수 있는 나만의 강점을 발견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고슴도치 콘셉트를 잘 적용하기 위해선 3가지 원의 교집합 부분을 중점으로 전략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3가지 원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깊은 열정을 가진 일
  2.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일
  3. 경제 엔진을 움직이는 것

3가지 원의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선 나 자신을 알아야 하며,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해야 한다. 이는 모든 개인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이며, 이를 잘 적용한 사람은 좋은 사람을 넘어 위대한 사람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규율의 문화

체계 내에서의 자유와 그에 따른 책임이 줘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를 잘 못 해석하면 책임만 주어지는 숨 막히고 딱딱한 체계로 만들어질 수 있으나, 이를 잘 이해하고 잘 적용되면 가장 이상적인 체계가 될 것이다. 단, 이것이 한 명의 개인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문화로 이루어져 조직 내에 속한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어야 한다. 만약 한 명의 개인으로 이어지는 약한 연결 고리라면, 그 한 명의 개인이 조직에서 이탈함으로써 규율이 붕괴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강제하는 폭군과 정직한 규율의 문화를 분리하고, 다른 개념이라 명시한다.

‘우리의 고슴도치 콘셉트와 맞지 않는 어떤 일도 하지 않는다.’ 와 같이 규율은 단순화해야 하고, 고슴도치 콘셉트와 일치해야 한다. 이는 엄청난 투자 인사이트를 준다. 간혹 기업들은 현재 위기 상항을 탈피하기 위해 기존 사업과 전혀 다른 사업을 인수한다. 단순히 돈으로 사업을 인수하면 그것을 훌륭하게 운용할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봤을 때 그런 기업들은 대부분 살아남지 못했다. 즉, 인수합병을 결정했을 때 기존 사업과 연계되는 것인지, 잘 알고 있는 사업인지 잘 판단해야 한다.

기술 가속 페달

저자는 기술이 사업을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도구였을 뿐이라고 말한다. 기술은 사업의 본질이 아니다. 단지 도구일 뿐이다. 위대한 기업들은 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잘 응용하는 기업이었다. 이를 방증하듯 초창기 기술 개척자가 최종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거의 없다.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이라는 강력한 키워드 하나에 사람들은 열광하고, 순식간에 그곳으로 돈이 몰린다. 이 현상은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라면 이 현상에 대해 고찰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그 기술이 돈을 벌 수 있는 어떠한 증거조차 존재하지 않는데, 그것에 투자하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현상. 기술이 하나의 사업이 된다고 이해하는 순간 투자를 통해 자산을 증식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 확신한다.

이는 개인에게도 적용된다. 아무 목적 없는 배움이 단편적 사례이다. 이는 누구나 하므로 나도 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대표적인 예시로 들 수 있다. ‘다른 누군가가 하기 때문에 나도 해야 한다.’라는 마인드로 배우기 시작하면 목적의식이 불분명하여 효과적으로 성취하기 어렵다. 더 나아가 그 과정이 복잡하고 성취하기 어려우면 ‘나는 왜 이것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하여, 번아웃으로 이어진다.

심각한 경우 정신적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필자는 오늘날 많은 이들이 번아웃을 경험하는 이유 중 한 축에 목적의식이 없이 대용량의 지식을 취득하는 과정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양한 진리를 탐구하는 행위를 부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 도화선에 막 찍힌 점들이 이어지면서 더 큰 성공을 불러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단, 그것이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길인지 한 번쯤은 고찰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플라이휠

단계5 리더십, 적합한 사람, 이중적인 마인드, 고슴도치 콘셉트, 규율의 문화, 기술 가속 페달이 모여 플라이휠을 돌린다. 플라이휠은 처음에 느리고 천천히 움직이지만, 가속도가 붙으면 무서울 정도로 빨라진다.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처음 부분이다. ‘처음엔 느리고 천천히 움직인다.’ 위대한 기업은 단기간 내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위대하다고 부르는 몇몇 기업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플라이휠을 돌려 지금에 이른 것이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천천히 움직인다고 해서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외부에선 평온해 보는 플라이휠이지만, 내부를 살펴보면 수많은 사람이 플라이휠을 돌리기 위해 죽도록 노력한다. 죽도록 플라이휠을 돌리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저자는 옳고 적합하고 의미 있는 일을 찾은 사람들이라 말했고, 필자는 이에 매우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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