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운반선부터 군함까지 ‘한화오션·현대중공업, 조선주 장기 호황 사이클?’

세계 정세 변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대책 등과 같은 이유로 LNG 운반선, 한국형 차기 항공 모함(KDDX), 미합중국 특수선 등 다량의 선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수혜를 한국의 조선주(한화오션·현대중공업)가 얻어 장기 호황 사이클로 접어들 수 있을까?

선박의 수요는 충분한가?

세계 정세 변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대책 즉,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과 탄소 배출 규제로 인해 선박 수요는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을 보면, 경쟁 심화됨에 따라 과거 냉전처럼 군사력을 확장하고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미국이 중국보다 우세하지만, 반대로 제조업 생산성 측면에선 중국이 미국보다 우세하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 기반으로 군함을 지속해서 구축할 수 있는 반면, 미국은 자국 내 조선소 생산 규모가 작아 현재의 군함조차 수리가 원활하지 않다.

‘아무리 찍어낸다고 한들 기술력에 밀리면 끝 아닌가?’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기술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함선의 숫자가 많은 쪽이 양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함선의 수는 해전에서 승패를 가를 만큼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한다. 더불어 미국 내 해군 역시 태평양 패권을 지키기 위해 군함을 지속해서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해전에 있어 함선의 수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조 기술 기반이 약해진 미국은 현재부터 미국 내 조선소를 증설하기 시작해도 중국을 따라가기 어려우므로 존스법을 개정해서라도 군사적·경제적 우방 국가인 한국과 일본에 도움을 받을 것이라 예상된다. 실제로도 군함 MRO(유지, 보수, 운영의 약자)를 일본 조선소와 한국 한화 오션에 맡기기 시작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탄소 배출에 대한 페널티를 주는 법안이 지속해서 생겨나면서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석탄 대신 소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천연가스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LNG 운반선 역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여파로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파이프라인이 손상되었고, 2025년도부터는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아예 중단될 예정이다.

유럽은 천연가스 사용 비중이 높은 국가로 비싸더라도 우방 국가인 미국으로부터 수입해 올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도 2022년경 전쟁 발발 시점부터 수입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교류가 커질수록 LNG 운반선에 대한 수요는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조선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는가?

선박 제조 기술력은 아직까진 한국의 조선 기업들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2007년 조선 대호황 이후 끝없는 구조조정으로 인해 생산력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이는 중국 역시 동일하지만, 현재 중국의 조선 기업들은 조선소를 증설하면서 생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한국 조선소는 증설보단 수익성과 품질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제조업은 생산한 물품을 판매하여 수익을 올리는 사업이다. 아무리 수익성과 품질이 뛰어나도 생산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일부 수혜를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막대한 수요에 대한 전체적인 수혜를 얻을 순 없다.

다만 우리는 이 선박의 수요가 장기적으로 지속될지에 대한 생각을 해봐야 한다. 선박은 한번 구축되어 판매되면 수십 년간 사용된다. 어느 정도 수주가 끝난 뒤에는 다시 한동안 선박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고, 증설은 막대한 고정 비용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누구의 전략이 더 좋았느냐?’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을 꼽은 이유

많은 조선 기업 중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을 꼽은 이유는 이들은 군함을 구축해본 경험이 있음과 동시에 LNG 운반선을 잘 제조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에 패권 전쟁이 심화되어 미국이 중국 선박에 대한 규제를 진행할 경우, 더 나아가 전쟁 발발로 인해 막대한 규모의 선박이 필요할 경우 이는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에 큰 호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군함 측면에선 한화오션에 수혜가 더 클 것이라고 예상한다. 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보다 더 뛰어난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방산 산업에서 가장 치명적인 군사 기밀 유출이라는 심각한 오점을 남긴 전적이 있다. 반대로 한화오션은 한화 그룹 내에 있는 계열사로 방산 산업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으며, 방산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있는 기업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이 현대중공업보단 한화오션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 군함 MRO도 같은 이유로 한화오션을 선택했다고 보인다.
  • 만약 조선 기업에 강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면 필자는 한화오션을 선택할 것이다.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의 기업 가치는 이미 이러한 정황을 반영하여 가파르게 상승했다. 다만 이들의 수주 잔고가 2028년까지 차 있으므로 경제적 변수가 없다면 준수한 매출과 이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되며, 이에 따라 실적 장세에서 주가는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더 나아가 미국 군함 건축에 대한 호재가 발생할 경우 투기 자본이 모여 한번 더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모멘텀 투자자는 이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벨류 측면에서 장기적 관점으로 투자하는 이들에겐 조선 사업은 다소 까다로울 수 있다. 조선 산업은 사이클 산업이므로 수주 잔고와 생산력 및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수주 계약 이후 발생하는 원자재와 임금의 변동이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글로벌 경기와 밀접하게 연관된 산업이므로 산업 전반 걸친 원자재 수급 구조와 선박을 수주한 국가 및 기업이 재무적으로 건전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를 종합해서 벨류를 책정해야 하는데, 산업 자체가 외부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심하므로 벨류를 정확히 책정하기 어렵다.

필자는 과거에도 조선 기업에 투자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투자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조선 산업의 특징 때문이다. 조선 산업은 대규모의 생산 시설을 유지해야 하므로 막대한 고정 비용을 기반으로 한다. 이에 따라 도크가 일정 수준 이상 차지 않으면 곧바로 영업 손실로 이어진다. 사업이라는 게 좋은 시기도 있고, 나쁜 시기도 있다. 좋은 시기엔 어떤 사업이든 좋다. 따라서 투자자는 나쁜 시기에 이 산업이 버틸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조선 산업은 투자하기 좋은 산업은 아니다.

조선 산업이 성장한다고 해도 여타 문제(기술공 부족, 생산성 및 생산력 등)로 성장에 따른 수혜를 한국 조선 기업이 다 가져갈 것으로 단정 짓기엔 무리가 있다. 더불어 선박의 특성상 한번 구입 후 장기간 사용하므로 지속적인 수요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언젠가는 호황이 끝날 것인데, 이에 맞춰 주식을 매도할 수 있을 만큼 필자의 조선 산업 이해도가 높지 않다. 이에 따라 조선 산업이 성장하더라도 필자는 조선 기업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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