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용 석탄 산업 보고서 ‘구조에 따른 이익과 구조에 따른 손실’

제철용 석탄 산업 구조와 주요 시장 나아가 글로벌 수요 및 공급 동향 등 전반적인 내용을 다뤘으므로 제철용 석탄 기업에 투자하거나, 관련 정보가 필요하다면 아래 내용을 참고해보길 추천한다.

필자는 제철용 석탄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므로 다소 편향적일 수 있다. 이를 유의하여 최대한 비판적인 시각에서 이 보고서를 보길 권장한다.

제철용 석탄 산업 구조와 주요 시장

코킹 석탄(제철용 석탄)은 일반적인 발전용 석탄과 달리 탄소 함량이 높고 회분·수분 함량이 낮은 특성을 지닌 석탄으로, 1,000℃ 이상의 고온에서 가열하면 코크스(coke)라는 다공성 탄소물질로 변환된다. 이 코크스는 고로에 투입되어 철광석을 환원(산소 제거)시키는 환원제이자 연료로 사용되며, 철광석을 녹여 선철(pig iron)로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코킹 석탄에는 품위에 따라 경질(강경) 코킹 석탄(강점결탄), 중간 경도, 연성(약점결) 코킹 석탄 및 PCI(미분탄 분사용) 석탄 등으로 분류되며, 각각 코크스 강도나 휘발분 등 품질 차이에 따라 가격과 용도가 다르다. 제철소들은 일반적으로 이러한 다양한 등급의 석탄을 혼합(blending)하여 적정한 품질의 코크스를 생산한다.

전세계 철강 산업에서 고로-전로법을 사용하는 비중은 약 72% 정도이며, 이 공정에 코킹 석탄이 필수 투입재이다. 나머지 약 28%는 전기로(EAF)를 활용하여 철스크랩이나 직접환원철(DRI)을 녹여 만드는 방식으로, 이 경우 석탄이 직접 사용되지 않거나 (스크랩 재활용의 경우) 매우 적게 사용된다. 따라서 철강 생산 방식의 구성이 제철용 석탄 수요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현재까지는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대규모 인프라 및 제조 수요로 인해 고로 중심의 생산이 유지되고 있어 코킹 석탄에 대한 글로벌 수요 기반이 견고하다.

주요 시장 측면에서 보면, 코킹 석탄의 소비는 철강 생산량 상위 국가에 집중된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의 철강 생산국이자 석탄 소비국으로, 연간 약 5억9천만 톤 이상의 코킹 석탄을 소비하며 전세계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 일본, 한국, 유럽연합, 러시아, 미국 등도 주요 철강 생산국으로서 코킹 석탄의 주요 수요처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지리적으로 편중된 특징이 있다. 양질의 제철용 석탄 매장지는 호주, 중국, 러시아, 미국, 캐나다, 몽골리아 등 일부 국가에 몰려 있으며, 이들 지역의 채굴업체들이 세계 철강사에 원료를 공급하는 구조다.

이러한 산업 구조는 수직적 통합도 어느 정도 이루어져 있는데, 일부 철강사는 자체 코크스 공장과 코킹 석탄 광산(자체 조달)을 보유하거나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하려 한다. 예를 들어 중국의 일부 대형 철강기업이나 인도의 Tata Steel 등은 자국이나 해외에 코킹 석탄 광산 지분을 투자해 왔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볼 때 제철용 석탄 산업은 전통적으로 광산업 대기업들과 독립된 석탄 전문 기업들이 공급을 담당하고, 철강 기업들은 수요자로서 시장에서 계약을 맺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글로벌 수요와 공급 동향

현재 수요 및 공급 동향

전세계 코킹 석탄 수요는 철강 생산 증가에 힘입어 지난 수년간 완만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2023년 기준 전세계 제철용 석탄 소비량은 약 11억 톤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세계 석탄 총수요(약 88억 톤 )의 약 12-13%를 차지한다. 이 중 약 30% 정도인 3억 톤 내외가 국제무역(해상 수출입)을 통해 거래되고, 나머지는 소비국의 국내 생산분으로 충당된다.

  • 지역별 수요 : 코킹 석탄 수요는 아시아 지역에 절대적으로 집중되어 있다. 중국은 연간 5.95억 톤 가량의 제철용 석탄을 소비하여 세계 최대(2024년 예상치, 전년비 +0.9%) 이며, 인도는 약 1억 톤 수준으로 추정되어 두 번째로 크다. 그 외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와 동남아 일부 신흥국(베트남 등), 그리고 유럽연합과 러시아, 브라질, 미국 등이 뒤를 잇는다. 선진국에서는 산업 구조조정과 친환경 정책으로 석탄 기반 철강생산이 감소 추세지만, 인도와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은 인프라 투자 확대로 철강 생산능력이 빠르게 증가하며 코킹 석탄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
  • 공급 측면 : 중국은 최대 수요국인 동시에 최대 생산국으로, 거대한 내수 시장을 자국 생산으로 상당 부분 충당하고 있다. 호주는 세계 제1의 수출국으로 연간 약 1억6천만 톤 이상을 해외로 공급하며 시장을 주도한다. 그 외에 러시아, 미국, 캐나다, 몽골, 인도네시아(일부), 남아프리카공화국(일부), 모잠비크 등이 수출 공급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코킹 석탄은 품질 요건이 까다로우므로 고품위 석탄 매장지에 대한 공급 의존도가 높고 공급 기반이 상대적으로 협소하다. 예를 들어 해상무역 시장에서 호주, 러시아, 미국, 캐나다 4개국이 대부분을 공급하며, 중국은 고품위 자국 광산과 인접국(몽골, 러시아)을 통해 대부분 수급하는 구조다.

현재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간신히 따라가는 팽팽한 수급으로 평가된다. 코킹 석탄은 생산지가 한정적이고, 호주 퀸즐랜드 등 주요 산지에서의 자연재해나 노동분쟁, 지정학적 이슈 발생 시 공급차질이 빈번하다. 이러한 공급망 취약성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큰 편이며, 이는 투자에 있어서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향후 수요 전망

단기적으로(2020년대 후반까지) 글로벌 제철용 석탄 수요는 현 수준에서 정체 또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4년 전세계 석탄 총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27년까지 정체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는데, 발전용 수요가 정체됨에 따라 산업용 수요 증가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의 경우 철강 수요가 이미 정점에 근접하여 2030년까지 소폭 감소(-5% 내외)할 것으로 전망되며, 전기로 비중을 현재 10%에서 20% 수준으로 높이려는 정책 목표가 있다. 그럴 경우 2030년 세계 고로 대 전기로 생산 비중은 65:35 정도로 변화하여 현재보다 고로(석탄) 비중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중국의 코킹 석탄 소비 정체/감소 요인이다.

반면 인도는 2030년까지 조강 생산능력을 3억 톤까지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며, 인프라 개발과 제조업 성장에 따른 철강 수요 급증을 배경으로 코킹 석탄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인도는 국산 고품위 석탄이 부족해 수입 의존도가 높으므로, 호주를 비롯한 수출국들의 핵심 수요처로 부상할 것이다. 실제로 2020년대 후반까지 인도의 코킹 석탄 수입은 매년 증가세를 보여, 글로벌 수요 증가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동남아시아(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새로운 제철소 건설이 진행되어 석탄 수요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선진국 수요는 대체로 하락 또는 정체다. 유럽연합(EU)은 친환경 압력과 산업 재편으로 석탄 기반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있어, 향후 10년 내 수요가 상당히 감소할 전망이다. 일본, 한국 등도 장기적으로 수소환원 등 기술도입을 검토하지만, 2030년 이전까지는 현 수준의 고로 가동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이미 철강 생산의 70% 이상을 전기로 전환하였고 고로는 일부만 남아 있어, 미국의 코킹 석탄 내수 수요는 제한적이며 향후에도 감소 추세다.

이러한 요인을 종합하면, 2020년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전세계 제철용 석탄 수요는 현재의 11억 톤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정체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등 일부 지역의 감소세가 인도 등의 증가세와 상쇄되어 완만한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IEA도 2027년까지 산업용 석탄 소비가 큰 변동 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면서, 향후 추이는 중국의 움직임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공급 전망

공급 측면에서는, 최근 ESG 압력과 낮은 투자 선호로 인해 제철용 석탄 광산에 대한 신규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주요 광산기업들은 기후변화 우려와 투자자 압박으로 석탄 사업을 축소하거나 신규 개발을 자제하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세계 최대 광산사인 BHP는 몇 년간 열탄 자산을 매각하고 제철용 석탄만 일부 남겨둔 상태이며, 2022년에는 공동사업부(BMC)를 매각하여 자사 석탄 포트폴리오를 축소했다. 캐나다 Teck Resources도 석탄부문을 분사하려는 시도를 했었다. 금융권 역시 신규 석탄 프로젝트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거나 제한하고 있어, 실제로 지난 10년간 전세계 코킹 석탄 생산능력의 큰 추가 증설은 드문 상황이다 .

이러한 공급 측 투자 부족 현상은 단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수요 감소 속도보다 공급 감소 속도가 더 빠를 경우 오히려 시장에 공급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 전문가들은 ‘향후 친환경 기술 전환이 예상보다 지연되거나 철강 수요가 계속 늘어난다면 2030년대 초에 양질의 코킹 석탄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나아가 인도의 철강 증산 목표(장기적으로 2047년까지 대폭 확대)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고품위 코킹 석탄의 부족이 가장 큰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공급망이 협소한 상황에서 특정 지역의 생산 차질(예시 : 호주의 자연재해)이나 지정학적 제재(예시 : 러시아 수출 제한 등)가 발생하면 단기간에 대체 공급원을 확보하기 어려우므로 시장 충격과 변동성이 커질 위험도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만약 탄소중립 기술 보급으로 코킹 석탄 수요 자체가 구조적으로 감소한다면 이러한 공급 부족 우려는 완화될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NZE 시나리오(2050 넷제로 경로)에서는 2030년대부터 전세계 석탄 소비가 연 8% 이상 급감해야 한다고 제시하는데, 이는 철강 부문 역시 2030년대 이후 급격한 석탄 수요 감소를 가정한 시나리오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급격한 전환은 ‘쉬운 일은 아니다’라는 견해도 있으며 , 실제 수요 감소가 얼마나 이루어질지는 기술 발전과 정책 강도에 달려 있다. 요약하면, 공급 측에서는 투자 부족으로 인한 공급망 쇼티지 가능성과 수요 감소로 인한 구조적 축소 가능성이라는 상반된 시나리오가 존재하며, 투자자는 두 방향성을 모두 주시해야 한다.

주요 수출국과 주요 수입국

제철용 석탄의 생산 및 무역 구조는 일반 석탄과 상당히 다르다. 몇몇 국가들이 생산을 주도하고, 다수의 철강 생산국들이 이를 수입하는 형태다.

주요 수출국

  • 호주 : ‘코킹 석탄의 사우디아라비아’라 불릴 만큼, 호주는 단일 국가로 세계 최대의 코킹 석탄 수출국이다. 2023년 기준 호주의 연간 제철용 석탄 수출량은 약 1억6천만 톤 수준으로 추산되며 , 전세계 해상 무역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호주의 주산지인 퀸즐랜드 Bowen Basin 지역에서는 BHP-Mitsubishi Alliance(BMA), 앵글로아메리칸(Anglo American), 글렌코어(Glencore), 코로네이도 글로벌(Coronado) 등의 기업이 다수의 대형 광산을 운영하고 있다. 호주산 석탄은 품질(강점결탄 비율)이 높아 일본, 한국, 인도, 유럽 등지로 널리 수출되며, 한때 최대 수입국이던 중국과는 2020-2022년 정치적 갈등으로 무역이 한동안 중단되었다가 2023년 들어 재개되어 수출 흐름이 정상화되고 있다.
  • 미국 : 미국은 자체 코킹 석탄 수요는 감소 추세지만, 고품질 석탄(저황, 경질)을 앱팔래치아 지역에서 생산하여 유럽, 남미, 아시아 등에 수출한다. 2024년 미국의 월간 석탄 총수출량이 1,000만 숏톤(약 907만 톤)을 넘으며 201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제철용 석탄이다. 대표 기업으로 Arch Resources, Alpha Metallurgical, Warrior Met Coal 등이 있으며, 이들은 주로 미국 동부에서 생산한다.
  • 러시아 : 쿠즈바스(Kuzbass)와 극동 지역에서 생산되는 코킹 석탄을 유럽과 아시아 양쪽으로 수출해 왔으나,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EU 수출이 제재로 막혀 대부분 아시아(중국, 인도 등)로 방향을 틀었다. 연간 수출량은 2천만 톤대 중반으로 추정되며, 중국에 대한 육로 수출이 크게 늘었다. 주요 기업은 Evraz와 Mechel 등이 있다.
  • 캐나다 :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Teck Resources가 연 2천만 톤 이상의 고품위 석탄을 생산하여 아시아 시장에 공급한다.
  • 몽골리아 : 내수 철강산업은 없지만 중국 국경 인근 타반 톨고이(Tavan Tolgoi) 광산을 중심으로 양질의 코킹 석탄을 생산하여 전량 중국에 수출한다. 연간 수출량은 약 6,000만 톤 수준까지 성장했으며, 최근 철도 연결이 개선되어 물류 효율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수입국

  • 중국 : 중국은 세계 최대 코킹 석탄 생산국이지만 대부분을 내수로 소비한다. 중국 내 산시성과 내몽고 지역에 대규모 석탄 매장지가 있으며, 연간 생산량은 대략 5억 톤 내외로 추정된다. 중국은 자급률이 높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석탄을 보완하기 위해 일부 수입을 한다. 2023년 중국의 코킹 석탄 수입량은 1억 2백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호주산 수입 재개와 몽골/러시아로부터의 육로 수입 증가에 따른 것이다. 수입원은 인근의 몽골리아 (트럭/철도 육상수송)와 러시아 (철도) 그리고 일부 호주로 구성되어 있다.
  • 인도 : 인도도 석탄 생산국이지만 대부분 동력탄이며, 일부 동부지역에서 낮은 품위의 코킹 석탄이 산출된다. 인도는 자국 생산(품위 한계)으로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 동아시아 : 일본과 한국은 각각 연간 4천만 톤, 3천만 톤 내외를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두 나라 모두 호주가 최대 공급원이며, 러시아,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도 일부 수입한다. 대만도 소규모 수입 수요가 있다.
  • 유럽 :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은 자체 생산이 없고, 주로 미국, 호주, 캐나다산 석탄을 수입해온다. 러시아산은 2022년 이후 금수조치로 중단되었으며, 이탈리아, 영국 등도 코킹 석탄이 필요한 고로가 남아있어 수입한다. EU 전체의 수입량은 연 3천만 톤 내외로, 과거보다 축소되었다.

흐름을 보면, 호주에서 아시아(중국/인도/일본/한국)으로의 흐름이 가장 크고, 그 다음은 미국/러시아에서 유럽/아시아로의 보조적 흐름으로 요약된다. 지리적 거리와 품질, 그리고 무역정책에 따라 수입선 다변화가 이루어지지만, 공급원이 제한적이어서 특정 공급국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투자 관점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의미하기도 한다. (예시 : 호주-중국 갈등, 러시아 제재 등)

제철용 석탄 기업 추세

전반적인 추세는, 대형 다국적 광산사들이 기후압력으로 석탄 부문을 축소하거나 매각함에 따라, 이를 전문화된 중형 기업들이 인수하여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BHP가 일부 자산을 Stanmore 등에 매각하고, Anglo American은 남아공 석탄을 아예 분사(Thungela)했듯이, 코킹 석탄 부문도 전문화/독립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투자 측면에서 투자 대상을 선택할 때 대형 종합 광산사 vs. 순수 석탄 플레이어 중 어디에 투자할지 판단해야 함을 의미한다. (대형사는 안정적이지만 석탄 비중이 작고, 전문사는 석탄 가격에 실적이 직접적으로 연동됨)

미국의 제철용 석탄 기업은 2021-2022년 호황기에 얻은 이익의 일부는 주주들에게 특별 배당을 하고, 남은 이익으로 대부분의 부채를 갚아 재정 안정성을 향상시켰다. 이는 석탄 기업 역사에서 손꼽히는 사례다.

글로벌 제철용 석탄 공급은 소수의 국가와 기업들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들의 생산·투자 결정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러한 주요 기업들의 전략 (예시 : 생산량 증감, 신규 프로젝트, M&A, ESG 대응 등)도 투자자가 눈여겨봐야 하는 요소다.

시장 가격 변동성

코킹 석탄 가격은 상품시장에서 대표적인 고변동성 품목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는 앞서 언급한 수급 구조의 특성상 공급 충격에 민감하고, 수요도 철강 경기 사이클을 따라 급등락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호주산 프리미엄 강점결탄(Platts, Argus 등의 지표 가격)이 글로벌 벤치마크로 통용되며, 장기간 연평균으로 보면 톤당 150~200달러 범위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단기 피크 시에는 2~3배 높아졌다가, 침체기에는 100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크다. 이러한 가격 불안정성은 제철용 석탄 기업의 실적 변동성으로 이어지고, 투자 위험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2021-2022년 호황기에 거둔 이익을 기반으로 배당을 대폭 늘렸던 기업들이, 2023-2024년 가격 하락으로 다시 이익이 축소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장기 가격 추세와 관련해, 두 가지 상반된 견해가 존재한다.

  1. 에너지 전환 및 수요 감소로 인해 장기적으로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은행 등 기관은 2020년대 중반 이후 석탄류 가격이 서서히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수소 환원철 등이 보급되면 코킹 석탄 수요가 줄어 가격이 구조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2025-2026년에 현재 대비 10% 이상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
  2. 다른 한편으로는, 공급 제약으로 인한 고가격 유지 가능성이다. 맥킨지 등은 보고서에서 ‘지속가능성 우려로 투자가 부족해지면서, 공급 감소 속도가 수요 감소보다 빠를 경우 코킹 석탄 가격이 역사적 평균보다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즉, 석탄 광산에 대한 금융 투자 회피로 구조적 공급 부족이 올 경우, 남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격이 고공행진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2021-22년의 초고가 현상은 ‘향후의 예고편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었다.

현 시점에서 중장기 가격 형성에는 몇 가지 변수 들이 있다. 1) 철강 수요의 방향, 2)대체 기술의 속도, 3) 공급 투자 추이, 4)비용 인플레이션, 5)환율 및 무역비용

코킹 석탄 가격은 단기 급등락을 반복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수급균형에 수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기업들의 원가 경쟁력과 재무완충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가격 상승 사이클과 하락 사이클에 대한 시나리오별 민감도 분석도 중요하다.

제철 산업과의 연계성 및 철강 수요의 영향

제철용 석탄 산업의 흥망은 철강 산업과 뗄 수 없는 관계다. 몇 가지 측면에서 그 연관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철강 생산량 = 코킹 석탄 수요

코킹 석탄은 철강 생산량에 비례하여 수요가 발생한다. 철강 경기 호황으로 생산이 증가하면 석탄 수요도 증가하고, 불황으로 생산이 줄면 수요도 감소한다. 예를 들어 2020년 코로나로 글로벌 조강생산이 감소했을 때 코킹 석탄 수요도 급감했고, 2021년 경제회복으로 철강 생산이 늘자 석탄 수요와 가격이 폭등했다. 철강업은 산업용 석탄 수요의 90% 이상을 차지하므로 (나머지는 주로 주조업 등), 사실상 제철용 석탄 = 철강 원료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로 vs 전기로 생산비중 변화

앞서 언급한 대로, 전기로(EAF)는 고철이나 환원철을 재활용하는 공정으로 코킹 석탄을 사용하지 않는다. 즉, 각국의 철강 생산 기술 구성이 석탄 수요를 좌우한다. 최근 중국이 전기로 비중을 확대(10→20%)하려는 시도, 미국이 이미 70% 이상 EAF 전환한 점, 인도도 장기적으로 전기로 확대 목표가 있다는 점 등은 동일한 철강 생산량이라도 석탄 수요는 줄어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철스크랩은 1톤 재활용 시 1.4톤의 철광석과 0.8톤의 석탄을 대체할 수 있어서, 고철 공급 증가 = 석탄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중국의 고철 발생량이 향후 늘어나고, 글로벌 철스크랩 무역이 확대된다면 장기적으로 코킹 석탄 수요 감소 요인이 된다.

철강 제품 믹스와 품질 요구

고로-전로법은 주로 고품질 벌크 강재(자동차강판, 조선용 후판 등) 생산에 유리하고, 전기로나 신기술은 아직 일부 한계가 있다. 따라서 향후 특정 철강제품에서 고로법이 유지된다면 그 분야 수요만큼 석탄 수요도 유지된다. 예를 들어 고급 철강재 수요가 높은 자동차, 기계산업이 꾸준하면 고로 가동도 일정 부분 필요할 수 있다. 이는 석탄 수요의 저변을 지지하는 요소다.

철강산업 구조조정

철강산업은 공급과잉과 수요변동으로 인해 구조조정이 일어나기도 한다. 2010년대 중후반 중국이 과잉 설비를 줄였고, 유럽도 일부 고로를 폐쇄했다. 이러한 설비 축소는 석탄 수요의 영구적 감소로 이어졌다. 향후에도 노후 고로 폐쇄나 국가 간 조강생산 재배치가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유럽 생산이 줄고 인도/동남아 생산이 늘면, 석탄 수요의 지역별 이동과 무역 흐름 변화가 발생한다. 투자자는 철강산업의 지역별 재편 움직임 (예시 : 제조업 중심 이동, 보호무역 등)을 지켜봐야 한다.

철강 가격 및 원료비 연동성

코킹 석탄 가격은 철강 생산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철광석과 함께 탄소강 생산 원가의 핵심 요소다. 경우에 따라 코킹 석탄 가격 급등은 철강 제품 가격의 상승압력으로 전가되기도 한다. 2021년 석탄 폭등 시 글로벌 철강가격도 덩달아 크게 오른 바 있고, 이는 철강사들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철강업의 이익변동과 석탄 가격은 밀접하여, 때로는 철강사가 석탄 가격 안정을 위해 광산 지분을 확보하거나 장기 계약을 맺는 일도 있다. 이는 광산 기업과 철강 기업 간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형성하기 위함이다.

기후 정책에 따른 철강사 전략

이후 섹션에서 다루겠지만, 철강사들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원료 투입을 바꾸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예컨대 철강사가 천연가스 또는 수소 기반의 환원공정을 도입하면 코킹 석탄 수요가 줄게 되므로, 철강사의 투자계획이 곧 석탄 수요 변화로 이어진다. 따라서 철강기업들의 기술 투자 동향 (예시 : 유럽 철강사들의 수소환원로 프로젝트, 일본의 CCUS 적용 실험 등)은 제철용 석탄 산업에도 중요한 변수다.

결국, ‘철강 수요 = 석탄 수요’라는 기본 등식 하에, ‘철강 산업 구조(기술, 입지, 정책)’가 어떻게 변화하느냐가 장기적으로 제철용 석탄 산업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단기적인 투자 판단에서는 철강 가격 동향, 가동률 등 경기 싸이클 요인이 중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는 철강 기술의 패러다임 변화가 핵심 이슈로 부각된다.

환경 정책과 ESG

탄소중립 목표와 규제 강화

EU, 미국, 중국, 한국 등 주요국이 2050년(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함에 따라, 석탄 사용을 감축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진행 중이다. 발전용 석탄이 주 타겟이지만, 산업 부문의 석탄 사용 (특히 철강 부문)도 장기적으로 감축 대상이다. EU는 2033년부터 철강업 무료 탄소배출권을 폐지하고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해 석탄 기반 고로 철강에 사실상 비용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는 EU 내 철강사들이 석탄 사용을 줄이거나 CCS/수소 기술을 도입하도록 압박하고 있어, 향후 EU의 석탄 수요 감소가 가속될 수 있다. 미국은 철강에 직접 규제는 약하지만, IRA법 등을 통해 저탄소 산업 투자를 장려함으로써 간접적으로 기술전환을 촉진하고 있다. 중국도 2030년 탄소피크, 2060년 탄소중립 목표 아래 철강 부문 배출 감축을 추진 중이며, 철강사들에 에너지 효율 및 오염물질 감축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들은 모두 장기적으로 제철용 석탄 수요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금융제한과 투자 축소

많은 서방 금융기관들이 석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거나 조건을 강화했다. 세계은행, 주요 상업은행, 연기금 등이 잇따라 석탄 투자 배제를 선언하여 신규 광산 개발이 어려워졌다. 이는 단기적으로 공급 투자 위축으로 가격 상승압력을 불러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자체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호주의 일부 신규 광산 개발이 좌초되었고, 캐나다도 로키산맥 인근 신규 석탄광산을 환경 이유로 불허한 사례가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정책 리스크로 인해 석탄 기업이 성장에 한계를 맞거나, 자본조달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주요 생산국 정책

  • 호주 : 호주는 양면성이 있다. 한편으로는 석탄 수출산업을 중시하여 새로운 광산 프로젝트도 승인하고 (예시 : 2020년대 Pembroke사의 Olive Downs 프로젝트 등)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탄소감축 공약에 따라 대형 시설의 배출저감 의무(Safeguard Mechanism)를 도입, 광산 메탄배출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또 2022년 퀸즐랜드주는 석탄 호황 이익을 겨냥해 로얄티율 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에 영향을 준다. 향후 호주 내에서 석탄 개발에 대한 사회적 허용성이 낮아지면, 신규 공급이 제약될 수 있다.
  • 중국 : 중국은 에너지 안보와 환경정책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석탄 생산을 안전/환경 단속으로 억제하기도 하지만, 전력난 등이 발생하면 증산을 독려하는 등 가변적이다. 제철용 석탄의 경우, 중국 정부는 철강 생산억제 정책(2021년 시행)이나 광산 안전점검 등을 통해 내수 수요와 생산을 관리한다. 또한 필요시 수입 완화를 통해 해외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예시 : 2023년 초 호주산 수입재개로 국제시세 안정화 유도) 중국의 정책은 세계 최대 수요국으로서 시장에 즉각적 파급효과를 가져오므로, 투자자는 중국의 철강/석탄 분야 정책 발표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 인도 : 인도는 탄소중립 목표 연도도 2070년으로 늦추고, 현재는 성장 우선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 정부는 철강산업을 키우기 위해 코킹 석탄 자급률 향상을 목표로 내걸고 국내 광산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지질 한계로 단기간에 자급률을 크게 높이긴 어려워, 현실적으로 수입 다변화와 해외 자원개발 투자로 대응 중이다. 인도 정부나 기업이 캐나다, 러시아, 호주 등의 광산 지분을 사들이는 움직임이 그 예이다. 인도는 비교적 석탄 사용에 관대하여, 향후 10-20년간은 정책 리스크가 낮은 수요처로 평가된다.
  • 유럽 : EU는 가장 강력한 환경규제 지역으로, 석탄 산업에 직접적 지원이 거의 없다. 폴란드를 제외하면 생산이 거의 없기에, 정책은 소비억제와 대체기술 지원에 집중된다. 다만 폴란드의 석탄 생산이나 영국의 신규 광산에 대해서는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예외적으로 고려하는 모습도 보인다. 전반적으로 유럽은 제철용 석탄 산업에 부정적 환경으로, 유럽향 수출을 고려한다면 향후 시장 축소를 감안해야 한다.
  • 기타 : 캐나다는 탄소세 도입 등 기후정책을 강력 추진하지만, 석탄 수출에 직접 제약을 두고 있진 않는다.(다만 알버타주 등은 신규 탄광 금지) 러시아는 제재 이슈가 크며, 내수정책으로 철강산업 육성을 도모하지만 서방 제재로 투자난이 커졌다. 일본과 한국은 기술을 통해 석탄 사용을 줄이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ESG와 고객사 압력

정책은 아니지만 민간 부문의 ESG 요구도 산업에 영향이 크다. 자동차, 건설 등 철강 수요 산업에서 ‘녹색철강(green steel)’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철강사들은 탄소발자국을 줄인 철강을 개발 중이다. 예컨대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은 2030년대에 탄소중립 철강만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철강사가 원료부터 친환경 공정을 찾도록 압력을 넣는 것이고, 결국 제철용 석탄의 사용 감소 또는 친환경화를 뜻한다. 또한 투자기관들이 석탄 광산 기업에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거나, 채권 발행 시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등 자금조달 환경도 ESG에 따른 차별화가 생기고 있다.

정리하면, 전세계적 탄소중립 트렌드와 각국의 정책 변화는 제철용 석탄 산업에 대체로 구조적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급 불안정, 정책 불일치 등의 과도기적 상황이 있어 단기 영향은 복합적이다. 장기적으로는 환경규제 강화로 수요 축소 압력, 투자 제한으로 공급 축소 압력이 동시에 존재하며, 그 귀추에 따라 산업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탄소중립 시대와 철강 생산 기술의 변화

아래 기술들은 궁극적으로 제철용 석탄의 사용량을 감소시키거나, 완전히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간축으로 보면, 2020년대에는 주로 효율향상과 부분적 치환(스크랩 증가, 바이오매스 활용 등), 2030년대에는 수소+전기로의 본격 도입 시작, 2040년대 이후에는 완전 전환 가속이라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하지만 각국의 에너지 사정과 투자 여력에 따라 편차가 클 것이다. 유럽, 한국, 일본 등은 2030년대에 기존 고로 상당수를 폐쇄 또는 전환할 계획을 세운 반면, 인도, 동남아, 아프리카 등은 그 이후까지도 고로 신설을 이어갈 전망이다. 따라서 전세계적인 수요 감소는 점진적일 것으로 보이며, 석탄 산업이 준비할 수 있는 완충기가 존재한다.

수소환원 제철 (H₂-DRI)

가장 주목받는 대안은 천연가스 기반의 직접환원철(DRI) 공정을 수소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수소는 사용시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므로,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수소를 이용하면 철강 생산의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스웨덴의 HYBRIT 프로젝트가 2021년 세계 최초로 수소환원철로 만든 철강을 출하하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후 독일의 Salzgitter, Thyssenkrupp, 오스트리아의 Voestalpine, 미국의 Cleveland-Cliffs, 한국의 포스코 등도 2030년대 수소환원로 가동을 목표로 계획 중이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일부 상업용 수소제철설비 가동을 목표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환원에는 막대한 전력(재생에너지)과 수소공급망이 필요하며, 전력비용과 수소단가가 경제성을 좌우한다. 현재 수소 가격은 너무 높아서 경쟁력이 없으며, 실질적으로 충분한 값싼 청정수소 공급까지 20~25년은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2040년 전후가 되어야 본격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 수소환원이 대규모로 도입되면 코킹 석탄 수요에 직접적 타격을 주게 된다. (일부 분석에서는 2050년까지 수소환원이 고로를 대부분 대체할 경우 코킹 석탄 수요가 현재 대비 8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봄)

전기로(EAF) 확대

철스크랩 재활용을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한 방향이다. 스크랩은 수소보다 공급이 용이하고 경제성도 높아, 가능한 한 철스크랩을 많이 쓰는 것이 탄소 감축에 유리하다. 중국은 장기적으로 전기로 비중을 크게 늘릴 계획이며, 인도도 자국 폐차 등으로 스크랩량이 늘면 EAF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크랩은 철강 수요 증가를 따라가기에는 한계(부족)가 있고, 고급 강종 생산에 제약이 있다. 그래도 전기로 비중이 2050년경 세계 철강생산의 50%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으며, 이는 코킹 석탄 수요에 구조적 감소 요인이다.

천연가스 기반 DRI

완전한 수소 이전에, 천연가스 기반의 직접환원철(DRI) 공법이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미 중동(이란, 카타르)과 미국 등에서 천연가스로 철광석을 직접 환원하여 스펀지 철(DRI)을 만들고 전기로에서 녹이는 방식을 널리 사용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탄소배출이 50% 이상 적기 때문에, 1차적으로 석탄 고로를 일부 대체하는 저탄소 옵션으로 주목받는다. 인도도 최근 천연가스 DRI 설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 방식도 코킹 석탄을 대체하므로 수요 감소 요인이다. 다만 가스 가격, 인프라 등의 제약이 있고, 일부 지역(미국,중동)을 제외하면 즉각적 확대는 어렵다.

기존 고로의 탄소저감 (CCUS, 수소주입 등)

완전히 석탄을 배제하지 않고, 기존 고로 공정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노력도 있다. 일본의 COURSE50 프로젝트는 고로에 수소를 보조 환원제로 주입하여 코크스 사용량을 20% 줄이고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실증을 진행 중이다. 또한 탄소포집(CCUS) 기술을 고로에 적용하여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저장하는 방안도 연구되고 있다. 유럽 철강사들도 CCUS를 검토하고 있는데, 유럽에서는 재생에너지(수소) 공급이 당장 충분치 않아 2030년대 중반까지는 CCUS가 과도기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CCUS나 수소치환 기술이 적용되면 고로 운전은 지속하되 석탄 사용량이 감소하거나 사용 후 탄소를 잡아줄 수 있어, 환경 규제 하에서도 일정 기간 석탄 수요를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

기타 대체 탄소원

목재 탄화물(바이오차), 폐플라스틱 열분해물 등 대체 탄소재를 코크스 일부 대체물로 쓰는 연구도 있다. 예컨대 목재를 탄화한 바이오코크스는 코킹 석탄 일부를 치환할 수 있는데, 탄소중립성은 높으나 물량 확보에 한계가 있다. 이런 대체재는 코킹 석탄을 10~20% 범위에서 줄이는 보조적 수단으로 간주된다.

결론

전세계 제철용 석탄 산업은 철강 산업의 흥망과 기술 진보에 긴밀히 연동된 특수한 원자재 산업다. 현재까지는 철강 생산에 필수불가결한 원료로서 견조한 수요와 수익성을 보여왔으며, 향후 수년간 신흥국의 철강 수요 성장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동시에, 전세계적인 탈탄소 움직임으로 장차 구조적 수요 감소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이중적 요소는 투자에 있어 위험과 기회를 모두 내포한다.

투자자는 산업 전환의 시계를 가늠하며, 남은 기간 창출될 현금흐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거둘 것인지와 미래 리스크를 어떻게 방어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제철용 석탄 산업의 지속가능성은 엄밀히 말해 환경적 지속가능성은 낮지만, 경제적 지속가능성은 철강 수요가 존재하는 한 유지될 것이다. 철강 수요 자체는 인류 문명이 계속되는 한 존재할 것이며, 석탄 산업은 그 수요를 더 깨끗한 대안으로 대체할 때까지 과도기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장기 투자 판단은 시간과의 싸움이 될 것이다. 향후 10년 내에는 여전히 기회가 우세할 수 있으나, 10년 후부터는 위험이 점차 커지는 형태로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이러한 시간 축에 따른 전략 (기간 이익극대화 후 철수 등)을 명확히 하길 권장한다. 또한 개별 기업의 재무건전성, 비용곡선 포지션, ESG 대응 수준, 고객 구조(장기 계약 여부) 등을 면밀히 분석해 버틸 수 있는 기업인지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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