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주가 계산법 ‘단순 공식으로 접근할 수 없다’

‘만능 적정 주가 계산법’ 이름만 들어도 돈 벌 수 있을 것만 같다. 입문 투자자들은 적정 주가 계산법을 엄청나게 찾아다니지만, 결국 만능 적정 주가 계산법은 허상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모 유튜버의 적정 주가 계산법

언제가 한 번 모 유튜버가 자기가 사용하는 만능 적정 주가 계산법이라고 말하며, 계산 공식을 공개한 적이 있다. 이 계산 공식은 ‘EPS x ROE(100)’인데, 재무제표와 투자 지표만 조금 알아도 말이 안 되는 공식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애플에 한 번 적용해보자.

2023년 기준 애플의 EPS는 6.13 달러이고, ROE는 160.80%이다. 이를 공식에 대입하면 ‘6.13 x 160.80%(100)’이며, 계산값은 985.7달러이다. 작성 시점 애플의 주가는 약 200달러 수준으로 만능 공식에 의하면 애플은 심각하게 저평가된 상태이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여기서 더 나아가 블로그와 같은 인터넷 공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EPS와 시장 평균 PER을 곱해서 산정하는 적정 주가 계산법, PBR과 시장 평균 PBR를 곱해서 산정하는 적정 주가 계산법 등 역시 말이 안되는 공식이다. 그렇게 적정 주가를 쉽게 계산할 수 있다면, 왜 다수가 주식 시장에서 실패하겠는가?

투자 지표에 대한 이해

투자 지표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예를 들어 ROE는 부채가 포함되지 않는다. PER은 자산의 구성이 포함되지 않는다. PBR은 이익이 포함되지 않는다. ROIC는 투하 자본만을 기준으로 한다. PSR은 영업 이익을 포함하지 않는다.

이렇듯 투자 지표는 기준이 제한적이고, 단편적인 면모만 보여준다. 이를 곱하고 나누고 한다고 해서 적정 주가를 계산할 수 없다. 투자 지표는 우리가 효율적으로 빠르게 종목을 스크리닝하라고 만든 것이지, 적정 주가를 계산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다.

시가 총액에 대한 이해

가게를 인수할 때 그 가게의 가격을 어떻게 계산할까? 당연히 향후 예상 이익과 가게 자산을 더한 후, 가게가 좋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거나, 입지가 좋으면 권리금을 더하여 총 가게의 가격을 계산 책정할 것이다. (반대로 가게 입지가 좋지 않으면 할인율을 더해서 계산한다.) 계산한 값 대비 가게 인수 비용이 낮으면 인수하는 것이고, 가게 인수 비용이 높으면 인수하지 않는 것이다.

시가 총액도 다를 거 없다. 가게 인수 가격이라 이해하면 된다. 기업의 향후 예상 이익과 기업의 자산 그리고 사업 구조에 따라 프리미엄을 주거나, 할인율을 더해서 계산해보고 합당하면 투자하는 것이고, 합당하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으면 된다.

적정이라는 단어

적정 주가 계산법에서 ‘적정’이라는 단어 자체가 애매모호하다. 적정은 도대체 어떤 기준을 두고 적정하다고 말하는 것인가. 5년 뒤에 투자 자금을 회수할 수 있으면 적정한 가격인가? 아니면 10년 뒤에 투자 자금을 회수할 수 있으면 적정한 가격인가? 도대체 적정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 이유인즉슨 사람마다 기대 수익률이 다름과 동시에 다른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 기업에 투자했을 때 기대되는 수익률이 5%라고 가정해보자. 어떤이는 5% 수익보다 예·적금을 선호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어떤이는 5% 수익률이 만족스러울 수 있으며, 또 다른 어떤이 기준에선 5% 수익률 너무 낮은 수익률이라, 투자 자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이 나온다. ‘기대 수익률 계산 방법은 무엇인가?‘ 기대 수익률을 다르게 말하면 예상 수익률이다. 이를 계산하는 방법은 단 하나이다. 사업의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년 동안 한 자리에서 햄버거를 팔아온 사람은 사이클과 시장의 분위기 그리고 그간 판매 데이터를 가지고 다음 달 매출을 예측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이 100% 정확하진 않다. 그러나 이 햄버거를 팔지 않았던 다른 사람보다는 훨씬 정확도가 높다.

확률적으로 봤을 때 햄버거를 팔아본 사람과 햄버거를 팔아보지 않은 사람 중 햄버거 기업에 투자했을 때 누가 더 투자를 잘할까? 당연히 햄버거를 팔아본 사람이 투자를 더 잘할 확률이 높다. 햄버거를 팔아본 경험이 있기에 햄버거 시장의 동향과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어떤 부분에서 실질적인 매출이 발생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좋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만능 적정 주가 계산법을 찾아보는 것일까? 아니면 투자하려는 기업과 사업에 대해 하나라도 더 찾아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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