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는 구조상 주가 하방 압력을 불러온다. 그러나 무조건 악재라고, 무조건 호재라고 말하기 어렵다. ‘어떤 목적으로 유상증자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유상증자란 무엇인가?
유상증자는 주식을 더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의 하나다. 총발행주식수가 늘어나므로 기존 주주들이 가지고 있던 지분이 희석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반대로 조달받은 자금은 부채가 아니므로 이자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A 기업의 시가 총액은 1억 원이고, 총발행주식수는 10주, 당신은 A 기업의 주식을 1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A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추가 자본금이 필요하여, 5주를 추가로 발행하여 자본금을 확충했다. 그럼, 당신이 가진 A 기업의 주식은 1주 그대로인데, A 기업의 총발행주식수는 15주가 되므로 10% 지분을 들고 있던 당신의 지분은 약 7%로 하락한다.
유상증자는 돈을 받고 지분을 파는 행위이며, 누구한테 어떻게 팔 것인지에 대해선 3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 기존 주주들에게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파는 우선 공모 방식
- 주주가 아니지만 특별한 관계에 있는 이들에게 새로 발행한 주식을 파는 신주인수권 방식
-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새로 발행한 주식을 파는 공모주 청약 방식
3가지 방식은 조달 대상의 차이일 뿐 ‘어떤 것이 더 좋다.’라고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다.
장점
은행 차입금 또는 회사채 발행처럼 상환해야 할 이자와 원금이 없으므로 기업을 운영하는 관점에선 가장 안정적으로 자본금을 조달받는 방법의 하나다.
기존 주주 역시 지분율이 하락했다고 무조건 손해라고 보긴 어렵다. 안정적으로 조달받은 자본금으로 더 좋은 사업을 위해 투자한다면 훗날 더 높은 가치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점
발행주식수가 증가함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희석됨과 동시에 단기적으로 EPS(주당 순이익)가 하락한다. 자본금은 증가하므로 장부가치가 하락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EPS와 지분율의 하락은 주가 하방에 압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호재냐? 악재냐?
새롭게 발행한 주식은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희석하므로 유상증자의 구조는 주가의 하방 압력을 불어넣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본인이 A라는 기업의 주식을 50% 소유하고 있는데, A 기업이 현재 회사 가치의 50%를 유상증자한다면, 본인의 주식 지분율은 33%로 하락한다. 이를 즐거워할 수 있는 주주는 몇 없을 것이다.
그럼, ‘유상증자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조건 악재인가?’ 꼭 그렇다고 말할 순 없다. 위와 같이 본인이 A라는 기업에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유상증자 이전에 시가총액은 1억 원이었고, 유상증자 이후 투자 성공으로 인해 시가총액은 3배가 늘어 3억 원이다. 유상증자 이전에 본인이 가진 자산은 5,000만 원이지만, 유상증자 이후 본인이 가진 자산은 1억 원이다.
즉, 구조 자체는 주가 하방 압력을 불러오지만, 유상증자를 시행해서 이것이 무조건 주가의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긴 어렵다. 따라서 어떤 목적으로 유상증자했는지 살펴보고 투자 여부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지, 유상증자를 시행했다고 기업의 지분을 매도하거나, 매수하는 것은 잘못된 투자 방식이라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