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석유와 가스 그리고 화학 분야에서 활동하는 기업의 하나로 탄소중립 정책과 상반된 비즈니스를 가진 기업이다. 그러나 워렌 버핏은 2022년을 시작으로 2024년 오늘날까지 꾸준히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지분을 늘리고 있다. 버핏은 무엇을 보고 옥시덴탈에 투자하는 것일까?
석유의 수명
전 세계는 탄소 중립을 위해 나아가고 있고, 탄소 중립을 위해선 석유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 안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론 석유 대체가 이른 시일 내에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석유는 주로 운송 에너지원 즉, 자동차, 항공, 어선 등을 움직이는 동력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데,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가진 자동차마저도 배터리의 기술적 한계로 전환이 둔화하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가진 자동차마저도 이런 속도 전환된다면, 항공이나 어선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곧 석유의 수명이 시장에서 생각한 것처럼 짧지 않으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생산 비용
셰일 혁명이 일어난 이후 오펙은 셰일 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다량의 석유를 공급하면서 석유 가치를 절하시켰다. 셰일 오일의 시추 비용은 전통 오일의 시추 비용보다 월등히 높았고, 이에 따라 대다수의 셰일 기업이 파산했다. 이후 살아남은 소수의 셰일 기업은 시추 방법을 지속해서 연구하고 개발하여 전통 오일 생산 비용에 준할 만큼 배럴당 생산 비용을 감소시켰다. 물론 아직 셰일 오일의 시추 비용은 전통 오일 시추 비용 대비 비싸지만, 오펙은 석유를 팔아 국가를 운영해야 하는 입장이므로 실질적인 손익분기점은 살아남은 소수의 셰일 기업들이 더 낮다. 따라서 과거처럼 오펙이 강한 스탠스를 취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천연가스
AI 데이터 센터에 급증으로 인해 현재 전력 수요는 많이 증가한 상태이고, 이는 아직 도입기에 있으므로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 예상된다. 그러나 기존 전력 발전의 주요 에너지원이었던 석탄은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므로 발전 비중을 줄여야 하고, 재생 에너지의 성장 속도가 빠르긴 하나, 현실적으로 단기간 내에 석탄을 전부 커버하긴 어렵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원전과 천연가스가 거두 되고 있는데, 환경 측면에선 원전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천연가스보다 더 좋은 발전 방법은 맞다. 다만 원전 설비는 시공부터 발전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큰 비용이 뒤따르다 보니, 천연가스가 석탄에 빈자리를 채워 넣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2020년경부터 LNG 플랜트 기업을 인수했던 버핏이기에 옥시덴탈에 투자한 가장 주된 이유의 하나는 천연가스라고 생각한다.
미국 비즈니스
옥시덴탈이 가지고 있는 특성은 셰브론, 엑슨모빌 등 대규모 석유 기업들도 다 가지고 있지만, 굳이 옥시덴탈에 투자를 집중한 이유는 옥시덴탈의 매출 비중이 대부분 미국에서 나오기 때문이라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이미 보유하고 있던 셰브론의 지분을 굳이 매각할 필요가 없다. 버핏이 훌륭한 기업이라고 이야기했던 TSMC, 애플 등 지정학적 이슈가 있을법한 투자 기업을 매각하는 것을 보면, 미국 외 비즈니스에는 투자를 신중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안보
세계는 미국이 세운 글로벌 질서에서 벗어나 다극화 체제로 가고 있다. 다극화 체제는 공급망과 시장의 변화로 경제의 축소 효과 및 원재료 비용 상승효과를 불러올 수 있으며, 각국은 산업의 근본이 되는 에너지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옥시덴탈에 투자했을 가능성도 있다.
- 일본은 다극화 체제로 향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
- 일본의 무역 상사에 투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일 가능성도 있다.
무위험 투자
옥시덴탈의 산업 위치를 보면 무위험 투자에 가깝다. 탄소 중립 시대가 오면 선두적인 탄소포집 기술로 탄소 관리 회사로 전환하면 되고, 석유가 지속해서 사용된다면 최대 셰일 생산 기업으로 남아있으면 된다. 더 나아가 셰일 오일을 시추하면서 얻은 다량의 셰일 가스 덕분에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한 천연가스 가격 증가 역시 수혜를 입는 기업에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