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vs 롤렉스’ 다르게 말하면 ‘스마트워치 vs 기계식시계’로 풀이될 수 있다. 상반된 가치를 가진 두 시계 중 당신 원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애플워치 vs 롤렉스
애플워치와 롤렉스는 스마트워치, 기계식시계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 한 획은 그은 브랜드다. 두 시계(애플워치와 롤렉스)는 모두가 인정해 주는 우수한 시계이다.
애플워치는 기술과 편의성 그리고 혁신을 상징한다면, 롤렉스는 명성과 전통 그리고 영향력을 상징한다. 단순히 가격을 떠나 당신이 진정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면, 이 두 시계 중 어떤 것이 본인에게 더 좋은 시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약간의 시계 역사
애플워치와 롤렉스는 시계라는 커다란 카테고리 안에 있으므로, 둘 간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약간의 시계 역사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시간을 알아볼 수 있는 장치가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시계는 자본가들의 전유물이었고, 정확한 시간을 볼 수 있는 회중시계와 손목시계는 실용적임과 동시에 타인과 나의 신분 격차를 나타낼 수 있는 징표의 하나였다.
이후 쿼츠 시계(전자 동력으로 가는 시계)가 발명되었다. 이는 시계의 역사에서 새로운 톱니바퀴를 맞이하는 시점이었다. 모든 이들이 시계를 구매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해졌고, 시간은 더 이상 누군가의 소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심지어 오차가 거의 없어, 과거 사용되었던 기계식 시계 대비 실용적이었다. 이후 IT 네트워크 세상이 열리고, 수많은 전자 제품들이 시장에 공개되면서,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시간을 볼 수 있는 환경 조성되었다.
시계 산업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갔다. 이도 당연한 것이 시계란 시간을 보기 위한 장치인데, 이를 환경이 충족시켜 주므로 사람들은 이전만큼 시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잊히는 듯했던 시계 산업은 스마트 워치의 등장으로 다시금 살아났다. 스마트 워치는 극 미세화 공정으로 제작된 반도체와 전자 배터리 그리고 몇 가지 센서를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구현했고, 소비자들은 이제 시간을 보기 위해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가치를 얻고자 시계-스마트 워치-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 스마트 워치는 기계식시계만큼이나, 시계의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스마트 워치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시계 시장은 지금의 규모를 유지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세상에 모든 사람이 합리적인 의사결정만 한다면 기계식 시계와 쿼츠 시계는 진작에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분명 스마트워치는 쿼츠 시계와 기계식 시계를 아득히 뛰어넘는 기능들을 제공한다. 나아가 가격 역시 저렴한 축에 속하여 특수한 직업군이 아닌 이상 스마트워치의 효용성이 더 높다. 그런데 여전히 시장에는 기계식 시계와 쿼츠 시계들이 남아있고, 스마트워치 이후로 그 시장이 커지기도 했다. 이것은 불합리한 의사결정이라고 반증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가치를 추구할 뿐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 인간은 항상 합리적일 수 없으며, 합리성조차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같이 보면 좋은 글 : 스와치 시스템51 ‘혁신과 도전의 산물’
첨단 기술의 집약체
애플워치와 롤렉스에 공통점은 당시 최고의 첨단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는 점이다. 롤렉스의 무브먼트는 금속과 기어, 스프링이 정밀하게 맞추려 정확한 시간을 구현하고, 애플워치의 반도체(SoC)는 기판과 수많은 트랜지스터가 수많은 기능 구현한다. 서로 다른 방식이긴 하나, 당시 최고의 첨단 기술임은 분명하다.
- 또 하나의 공통점은 엄청난 마케팅 능력이다. 애플과 롤렉스의 마케팅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대단하다. 그들은 천마저 비싸게 팔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편의성과 기능성 그리고 헤리티지
편의성과 기능성을 중점으로 두고 본다면, 애플워치가 롤렉스를 압도한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애플워치는 시간을 알려주는 기본적 시계 기능을 넘어서 커뮤니케이션, 헬스케어, 생산성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지원한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편의성과 기능성을 최우선의 가치라 생각하고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다. 어떤 이는 브랜드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는 사람도 있고, 어떤 이는 미학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는 사람도 있다. 그런 다양한 사람 중에서 제품의 헤리티지와 스토리를 최우선의 가치로 두는 사람은 애플워치보다 롤렉스가 더 가치 있는 선택일 수도 있다.
- 애플워치는 그냥 애플워치지만, 롤렉스의 익스플로러 안에는 에베레스트 최초 등정한 에드먼드 힐러리의 스토리와 ‘탐험’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가격을 떠나서
가격이 분명 중요한 것은 맞지만, 한 번쯤은 가격을 떠나서 본인이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찰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혹시 이 글이 ‘그냥 롤렉스사라는 말’로 들렸다면,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길 바란다. 당신이 선택해야 하는 것은 ‘가격’이 아니라, ‘본인만의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