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그레이엄이 처음으로 고안한 안전마진은 가치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았고, 진정한 안전마진은 여전히 투자 시장에서 유효하다.
안전마진이란? (Margin of safety)
안전마진이란 벤저민 그레이엄이 고안한 개념으로 순운전자본에서 시가총액을 차감한 값을 말한다. 순운전자본은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차감한 값이므로 일반적으론 시가총액 대비 낮다. 즉, 안전마진을 구하고 그 값이 시가총액에 근접하거나, 넘을 때 투자한다는 것은 기업 가치 대비 훨씬 더 낮은 가격에 투자하여 불특정 변수로부터 오는 손실을 방어하여 손해 보지 않는 투자를 하겠다는 것과 같다.
- 안전마진의 개념은 주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투자 자산에서 활용되고 있다.
- 투자 자산에 따라 뜻이 다르게 풀이될 수 있다.
벤저민 그레이엄
그레이엄이 활동한 시기는 기업 가치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시기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투자가 아닌 투기를 했으며, 시장은 광란의 도가니였다. 그런 시장에서 그는 주식은 기업 가치의 일부분이고, 기업 가치와 주가의 차이를 계산하는 일명 ‘가치 투자’ 개념을 고안해 낸다.
- 그는 투자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원금의 안전과 충분한 수익을 약속받는 행위이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행위는 투기라고 말했다.
계산 방법
그레이엄의 안전마진 계산식은 ‘유동 자산 – 유동 부채 – 시가총액’이다. 유동 자산은 1억 원, 유동 부채는 5천만 원, 시가총액은 3천만 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계산식은 ‘1억 원 – 5천만 원 – 3천만 원’이고, 값은 2천만 원이다.
- 값의 크기가 커질수록 불특정 변수에 의한 손실 가능성이 줄어든다.
오늘날의 안전마진
그레이엄이 고안한 안전마진 계산법을 현재 시장에 상장된 기업에 적용해 보면 투자할 수 있는 기업도 몇 없거니와 있더라도 정크 기업에 가깝다. 더 나아가 그레이엄도 그가 제시한 안전마진 기반 투자보다 가이코라는 훌륭한 기업에 투자해 얻은 이익이 더 많았다. 그런 그가 이러한 개념을 제시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 당시 투자 개념이 제대로 자리 잡고 있지 않아, 저평가된 기업을 많이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 훌륭한 기업 찾기란 일반 투자자들에게 너무 어렵기 때문에
즉, 그레이엄은 일반적인 투자자들도 주식 시장에서 돈을 잃지 않고 적정한 수익률을 낼 수 있도록 이러한 개념을 고안한 것이다. 다만 오늘날의 주식 시장에선 그레이엄의 안전마진은 적용하긴 쉽지 않다. 그럼, 우리는 안전마진을 버려야 할까? 이에 대한 해답은 버핏의 투자 방식 변화에서 얻을 수 있다.
버핏이 담배꽁초 투자 전략 버린 이유
버핏은 초기 투자조합을 운영할 당시 그레이엄이 제시한 안전마진을 기반으로 투자했었다. 버핏은 이를 담배꽁초 투자법이라고 불렀다. 딱 한두 모금 정도 남은 꽁초를 주다 다시 피고 버리는 것처럼 기업의 청산 가치보다 주가가 낮은 경우에만 투자했고, 이를 통해 큰 부를 이뤘다. 그러나 그는 이 방법을 버린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투자 규모가 너무 커졌다. 버핏의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30~50% 수준이었다. 투자 규모가 크지 않아도 이런 높은 수익률이 복리로 이어지면 투자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으며, 투자 규모는 커질수록 기회와 수익률은 줄어든다. 예를 들어 아주 저평가된 천만 원짜리 기업을 10개 찾았고, 100% 상승했다고 가정해보자. 자산이 1억 원인 상태에선 2억 원으로 100% 상승하지만, 자산이 10억 원인 상태에선 11억 원으로 10% 상승이다. 자산 1억 원일 때처럼 100% 상승하기 위해선 10개가 아닌, 100개의 기업을 찾아야 한다.
두 번째 이 방식으로 찾을 수 있는 기업의 숫자가 적어졌다. 앞서 말했듯 벤저민 그레이엄이 고안한 안전마진 계산법을 현재의 투자 시장에 적용해 보면,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 몇 없다. 이러한 이유는 투자 개념이 점차 자리 잡아갈수록 시장이 효율성이 높아지며, 이에 따라 좋은 기업이 저평가되는 경우가 적어졌기 때문이다.
변화된 버핏의 투자 방식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하면서 시즈 캔디, 코카콜라, 가이코, 애플 등 훌륭한 기업에 투자했다. 이를 두고 몇몇 분석가는 버핏이 가치 투자-그레이엄의 안전마진-를 버렸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버핏은 진정한 안전마진이란 좋은 수익성을 가짐과 동시에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가진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쉽게 말해 향후 높은 가치를 지닐 위대한 기업들을 적정 가격에 투자해 놓고 기다리는 것이 진정한 안전마진이라는 것이다.
진정한 안전마진
그레이엄이 안전마진을 강조했던 이유는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이익을 위함이다. 버핏 역시 향후 높은 가치를 이룰 수 있는 위대한 기업을 선별하고, 그 기업에 미리 투자함으로써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이익을 얻으려고 했다. 즉, 버핏은 그레이엄의 개념을 버렸다기보단 진정한 안전마진을 기반으로 투자했다고 볼 수 있다.
- 가이코와 같은 훌륭한 기업으로 대부분의 재산을 축적했기에 그레이엄도 진정한 안전마진 대한 생각은 버핏과 같았을 것이 생각한다.
정보는 더 대중화되어 가고 있고, 똑똑한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투자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오늘날 시장에선 단순히 저평가된 기업을 찾는 것보다 버핏의 시선 즉, 장기간 경쟁 우위를 지닐 수 있는 기업을 접근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단, 아무리 훌륭한 기업이라도 가격이라는 꼬리표를 떼어 낼 수 없다. 아무리 좋은 비즈니스라도 그 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에 매수하면 그 투자는 실패한 투자이다. 버핏도 이를 중요시했다. 따라서 우리는 보수적인 시선에서 기업을 평가하고, 마음이 편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가격으로 투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