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의 반독점 분할로 떨어져 나온 벨 애틀랜틱과 NYNEX가 1997년 합병하면서 탄생한 버라이즌은 미국 최대 규모의 통신 기업의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정보화 시대를 넘어 AI 시대로 가는 우리에겐 통신이란 매우 큰 가치이며, 버라이즌은 이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19년 연속 배당금 증액
통신 서비스는 우리 삶 내부에 깊숙이 자리 잡아갔고, 버라이즌은 이를 기반으로 성장하여 19년 연속 배당금을 증액하였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투자자는 버라이즌을 안정적인 배당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순히 과거의 기조가 그렇다고 해서 현재에도 지속될 것이라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배당은 기업 이윤의 부가가치이며, 기업의 이윤이 낮아지면 그만큼 배당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버라이즌이 19년 연속 배당금 증액했다고 해서 다음 연도에도 배당금을 증액할 것이라 예단해선 안 된다. 통신 산업이 어떠한 특성을 지녔고, 그 산업 안에서 버라이즌은 어떤 위치에 있으며, 앞으로 수익성에 문제가 없을지에 대한 산업 및 기업 분석을 마치고 투자를 이행해야 한다.
발전의 가속화와 인프라 투자
통신 산업은 첨단 산업의 하나다. 첨단 산업의 발전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으며, 3G, 4G, 5G 갈수록 인프라 확장과 장비 및 스펙트럼 투자 비용은 증대되고 있다. 인프라 사업을 하는 이유는 대규모 설비 투자 이후 유지 보수와 같은 적은 비용만 지출하여 수익성을 극대화 하는 것에 있는데, 발전 속도가 빠르다면 충분한 수익성을 갖추기 전에 다시금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통신 기술의 발달과 같이 따라오는 투자 비용 증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 할 수 있다면 모르겠으나, 통신 산업은 경쟁이 매우 치열한 업종이기 때문에 쉽사리 전가할 수 없다. 따라서 통신 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빠른 인프라 투자와 함께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것이 쉽다고 말할 수 있는 사업가 또는 투자자는 없을 것이라 예상한다.)
위성통신 서비스와 6G
6G 표준에 대해선 현재 논의에 있으므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유력한 것 중의 하나는 지상통신과 위성통신의 결합이다. 만약 이 방식이 표준이 된다면, 6G 서비스 구축을 위해선 기존 위성통신 업체와 협력해야 할 것이며, 이는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통신사가 직접 위성통신 서비스까지 구축할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대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있어야 하므로 이익 감소는 동일하다.
버핏과 버라이즌
워렌 버핏은 과거에 버라이즌에 투자했다가 철회한 적이 있다. 투자 당시 다수 매체는 버핏이 통신 산업을 철도 산업과 유사하다고 보고 투자했다고 말한다. 이에 입각해 통신 산업과 철도 산업을 비교해 보면 두 산업을 비슷하면서도 상반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미국 내 철도 회사들은 서비스 지역이 크게 겹치지 않는 방식으로 각 회사가 담당하는 영역이 다르다. 반면, 통신사는 미국 전역을 기반으로 한 무선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서비스 지역이 겹친다. 서비스 지역이 겹친다는 것은 곧 경쟁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통신사는 철도 회사에 비해 가격 결정권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철도 산업은 인프라 투자가 끝난 뒤로 유지보수 정도의 비용만 지출한다. 반면 통신 산업은 앞서 말했듯 지속해서 투자해야 하는 첨단 인프라 산업이다. 즉, 통신 산업은 철도 산업 대비 가격 결정권도 떨어지지만, 수익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쟁사
티모바일과 스프린트가 합병한 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장에서 3위였던 티모바일의 시가총액이 버라이즌을 넘어섰다. 이런 방식의 경쟁사가 등장하면 기업 운영이 까다로워진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맞대응할 경우 순이익과 매출이 급격히 감속할 것이고, 방관하면 기존 고객들까지 빼앗겨 시장 영향력을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배당 유지될 수 있는가?
필자는 버라이즌의 배당이 지속될 수 없으며, 통신 산업 자체가 투자하기 좋은 산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는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며, 산업과 기업은 주어진 토대에 따라 지속해서 변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버라이즌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면, 필자와 같은 부정적인 의견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러한지 검토해 보는 과정이 가져보길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