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단기채권 ETF ‘양도소득세를 조심하라’

채권은 대출 증서로서 일정 기간 이자를 지급받다가 만기일에 원금을 받는 금융 상품이다. 따라서 주식과 다르게 매매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없다. 그러나 채권 ETF는 주식 시장에 상장된 금융 상품이므로 양도소득세가 적용된다. 현금 대용으로 미국 단기채권 ETF에 투자하고 있다면 이를 주의해야 한다.

채권 가격의 메커니즘

채권 가격은 기준금리 인상과 인하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채권 금리가 4%라고 가정했을 때 기준금리가 3%에서 5%로 인상된다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반대로 기준금리가 5%에서 3%로 인하된다면,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 이처럼 기준금리 변동에 따라 채권에서도 매매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채권의 잔존 일수에 따라 기준금리에 대한 영향을 덜 받기도, 더 받기도 한다. 예를 들어 3개월 정도의 초단기채권은 기준금리에 영향을 크게 받는 반면, 1년에서 2년 정도의 단기채권은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다만 잔존 일수가 짧으므로 가격의 등락이 크지 않다. 반대로 10년 이상의 장기채권은 잔존 일수가 길기 때문에 기준금리와 경제 전망에 대한 영향을 크게 받으며, 30년 이상의 초장기채권은 주식에 준할 정도로 가격 변동성이 크다.

따라서 미국 단기채권은 매매 차익보단 현금 보유 개념으로 약간의 이자 수익만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유용하다. 다만 미국 채권의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식 시장에 상장된 ETF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미국 단기채권 ETF와 양도소득세

앞서 말했듯 기준금리의 변동이 미국 단기채권 ETF 가격의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양도소득세는 ETF 가격뿐만 아니라 환차익도 적용된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 단기채권 ETF를 1주당 100달러에 1억 원어치 매수, 매수 당시 환율은 1,100원, 1년 뒤 경기둔화 또는 경기침체가 와서 매력적인 가격의 증권들이 시장에 즐비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투자자는 미국 단기채권 ETF를 전량 매각한 후 좋은 증권들을 매수하기 시작할 것인데, 문제는 경기둔화와 경기침체에 발생하는 달러 프리미엄에 있다. 달러는 기축 통화로서 경제 위기 발생 시 타 국가의 통화 대비 선호도가 높다. 따라서 글로벌 경제의 문제가 생긴 경우 달러 가격이 급상승한다.

달러 가격의 급상승은 환차익을 만든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환율은 1,400원에서 1,550원까지 뛰어 올랐다. 1,400원에 ETF를 전량 매각했다고 가정하면, 환차익만 약 2,700만 원이다. 양도소득세는 250만 원 공제 후 수익금에 22% 세율이 적용되므로 투자자는 약 540만 원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달러원-환율-추이-2007년-부터-2010까지
달러 원 환율 추이 2007-2010 (출처 : investing.com)

일부 투자자는 ‘환차익이 발생하면 좋은 것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다. 필자는 환차익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환차익으로 인해 양도소득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유의하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환차익이 어떤 상황에서든 꼭 좋은 것은 아니다. 발생한 환차익을 수익으로 결정짓지 못하는 상태라면 환차익의 수익은 의미 없는 세금으로 이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발생한 환차익을 원화로 환전한 경우 발생한 수익은 본인의 자금으로 귀속된다. 반대로 환전하지 않고 미국 증권에 투자한 경우 환차익에 대한 수익은 없이 세금만 납부하게 된다.

‘그래도 미국 단기채권 ETF 때문에 조금이라도 이자 받잖아요!’라고 반문할 수 있는데, 앞서 말했듯 특정 구간에선 조금의 이자보다 세금이 더 클 수 있다. 이에 더불어 외화 RP와 같이 리스크가 낮으면서도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 금융 상품이 있기에, 필자는 굳이 미국 단기채권 ETF에 투자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 경기 침체가 시스템 위기로 이어진다면, 단기채권 ETF가 외화 RP보다 더 안정적일 순 있다.
  • 시스템 붕괴라면 채권도 주식도 의미 없다.

필자는 미국 단기채권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ETF로 묶이면서 발생하는 몇 가지 요인들이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하는 것 뿐이다. 필자는 미국 단기채권 ETF보단 단기채권에 직접 투자하거나, 외화 RP로 투자하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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