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최대 규모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기업의 하나임과 동시에 게임, 클라우드, 검색엔진, 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겸비한 종합 IT 기업이다.
인도 공학자 ‘사티아 나델라’
사티아 나델라는 인도 출신의 공학자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한 뒤 능력을 인정받아 CEO까지 올랐다. 그는 Bing(검색 엔진)의 성능을 향상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런칭함과 동시에 다양한 플랫폼(링크드인, 모장, 깃허브) 인수하는 등 과거에 안주하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방향을 전환하여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다시 부상시킨 뛰어난 CEO다.
그는 쇄적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문화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문화로 바꾸었다. 이에 대한 과정을 ‘히트 리프레쉬‘라는 본인의 저서에 자세히 작성하였는데, 필자는 이 책을 읽고 처음으로 ‘공감 능력은 어쩌면 통찰력과 비슷한 맥락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 만약 마이크로소프트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히트 리프레쉬라는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 사티아 나델라가 어떤 마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운영하고 있고, 어떻게 성장시키고 싶은지를 알 수 있다.
다양한 사업 모델 ‘성장과 안정성’
마이크로소프트는 여타 IT 기업과 다르게 높은 매출 안정성을 자랑한다. 그 이유는 사업 모델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양한 사업 모델 중 실질적인 현금 흐름, 다시 말해 총 현금 흐름의 80% 이상은 클라우드, Windows, MS office에서 나온다.
이는 어떤 시스템에 접속하더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기업 운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컴퓨터 시스템의 초석이 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경기 불황과 침체 시기에도 자본재이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높은 매출 안정성으로 이어진다.
클라우드(Azure)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은 Windows였지만,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은 Azure부터로 시작한다. Windows, MS office, 파워 플랫폼, 링크드인, 깃허브, Bing, XBOX(Game Pass), OpenAI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업 모델은 전부 클라우드와 연계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는 클라우드가 IT 인프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산업은 마치 고속도로 산업과 같다. 고속도로가 이동의 초석이 되듯이, 클라우드는 IT 산업의 초석이 된다. 이러한 인프라 사업은 쉽게 변동되지 않는다. 고속도로 안에 있는 휴게소가 바뀌는 경우는 있어도 고속도로가 바뀌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처럼 말이다. 물론 인프라 산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나 이것이 산업의 진입 방벽이 될 수 있기에 부정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 거대한 데이터 센터 안에서 구동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들은 이전보다 더 향상된 호환성과 안정성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아날로그 제품이 디지털화되고 이것들이 연동되어, 언젠간 온비트 세상이 구축될 것으로 보기에 클라우드 산업은 앞으로 무조건 성장할 산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만 시장의 성장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 단언하긴 어렵다. 최근 로컬 클라우드 기업들 ‘현지 서비스’라는 강점을 앞세워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 클라우드가 그러한 예시다. 현지 언어와 시간대 그리고 비슷한 비즈니스 문화 등 현지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 대비 비즈니스 커뮤케이션에 유리하다. 더불어 가격 측면에서도 메리트가 있기에 무조건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시장에 승리라고 단언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 Azure의 복잡한 가격 시스템은 항상 약점이자 단점으로 꼽혀왔다.
운영체제(Windows)와 생산성 툴(MS office)
마이크로소프트가 세상에 알려질 수 있게 해준 것은 운영체제다. 혁신적인 GUI(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어르신부터 꼬마까지 컴퓨터를 누구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윈도우는 우리가 아는 PC뿐만 아니라 ATM, 의료기기, 결제기기 등의 수많은 분야에서 사용된다.
완벽한 운영체제라고 보긴 어렵다. 리눅스, macOS, ChromeOS, Android 등 다른 운영체제 대비 무겁기도 하며, 클라우드 역량이 힘을 쏟은 탓인지 그간 윈도우 업데이트는 타사 운영체제 대비 뛰어나다는 평가를 듣지 못했다.
’10~20년 뒤에도 Windows 운영체제가 있을 것인가?’라고 질문한다면, 필자는 단연코 있을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10~20년 뒤에도 지금과 같은 유저 수를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엔 지금과 같은 유저 수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 이유인즉슨 CEO(사티아 나델라)부터 Windows의 발전보단 컴퓨터 시스템의 통합을 더 중점적으로 두고 있음과 동시에 더 가볍고 빠르게 구동되는 대체 운영체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 Windows보다 Azure와 AI 시스템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이며, 그 방향이 마이크로소프트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비즈니스 툴에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Microsoft 365와 다이나믹 365, 파워 플랫폼 등이 포함된다. 필자는 Windows가 장기간 성공할 수 있던 이유는 잘 만들어진 비즈니스 툴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비즈니스 툴은 타사 제품 대비 뛰어난 모습을 보인다. 더 나아가 비즈니스 툴에 진심인 마이크로소프트는 파워 플랫폼(로우코드 개발 프로그램)과 메쉬(메타버스 프로젝트) 등의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검색 엔진(Bing)
Bing은 검색 엔진이며, 필자가 가장 기대하는 사업 모델의 하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과거부터 AI 역량을 키워왔고, 이를 통해 인덱싱 결괏값의 퀄리티를 지속적으로 향상시켰다. 물론 Bing의 인덱싱 결괏값 퀄리티 향상은 단순히 검색 엔진 매출 증가에 기인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강력한 매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Bing을 비즈니스 툴에 연결하면 작업자는 브라우저를 키고 작업하지 않아도 되며, 클라우드에 연결하면 잘못된 코드를 검색하고 쉽게 수정할 수 있다. Bing 퀄리티 향상은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의 퀄리티를 한층 더 높여줄 것으로 예상한다.
오픈 AI와 협업을 통해 코파일럿 검색 시스템을 윈도우에 내장하였다. 코파일럿 검색 시스템은 Chat GPT 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사용자는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
구글의 검색엔진 품질에 불만을 느끼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음과 동시에 반독점 이슈가 불거진 현시점에, Chat GPT와 결합한 Bing이 시장에 긍정적 평가를 받기 시작한다면, 이는 엄청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엣지 브라우저는 소비자로서도 투자자로서도 매력적이지 않다. (개선이 매우 필요해 보인다.)
게임 플랫폼(XBOX, Game Pass)
XBOX는 콘솔 게임 플랫폼이다. 하드웨어 디바이스(게임기)를 만듦과 동시에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서비스(Game Pass)연계하여 확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플랫폼 안에 다채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게임 개발 회사를 인수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모장과 블리자드가 있다.
XBOX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첫 메타버스 플랫폼이 될 예정이다. 단,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 번째 홀로 렌즈의 완성도. 홀로 렌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AR/VR 디바이스이다. 완성도가 높지 않음에도 가격이 비싸고, 3D 멀미를 유발하여 장시간 착용하기 어렵다. 게임 측면에서 봤을 때 홀로 렌즈의 경쟁력은 좋다고 보기 어렵다.
두 번째 경쟁사가 너무 많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꿈꾸는 기업들은 매우 많다. 이 기업들은 매우 강력한 IP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메타버스를 구축하기에 유리하다. 그러나 타사 대비 뛰어나다는 뜻은 아니기에 무조건 이 시장에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플랫폼(LinkedIn, GitHub)
링크드인은 구인·구직 플랫폼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것이 아닌, 2016년 262억 달러(한화 약 31조)를 주고 인수했다. 지금 나오는 딜을 보면 좋은 인수로 평가할 수 있지만, 인수 당시에는 사티아 나델라를 비난하는 기사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만큼 인수 규모가 컸다.
링크드인의 인수는 성공적이었다. 머신러닝/딥러닝을 위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독보적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여 준수한 매출까지 만들어 냈다. 특히 다른 SNS(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등이 가짜 뉴스를 기반으로 한 각종 이슈에 시달릴 때 링크드인은 이슈 없이 현금 흐름을 창출했다.
다만 최근 들어 링크드인에서도 SEO를 기반으로 한 가짜 포스팅, 뉴스들이 점차 생겨나고 있다. 매출 규모가 크지 않지만, 투자자는 이러한 현상에 주목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깃허브는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개발자 커뮤니티 성격을 고 있다. 커뮤니티 안에서 내가 만든 코드를 공개하여 다른 개발자와 공유하거나, 다른 개발자가 만들어서 공개한 코드를 공유할 수 있으며, 프라이빗으로 저장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다.
깃허브 역시 링크드인처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직접 개발한 플랫폼이 아닌, 인수한 플랫폼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링크드인보다 깃허브가 뽑아먹을 데이터와 연계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으므로 더 좋은 인수였다고 생각한다.
하드웨어(Surface)
서피스는 랩탑, 태블릿, 블루투스 이어폰, 마우스 등으로 이뤄진 마이크로소프트의 하드웨어 브랜드이다. 특유의 디자인과 마감으로 매니아층이 있긴 하나, 높은 점유율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인즉슨 애매한 포지션에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하드웨어이지만 특화된 장점을 찾아보기도 어렵고, 하드웨어 규격도 애매하여(ex-3:2 디스플레이 화면 비율) 범용성이 떨어진다. 물론 이러한 특성 때문에 마니아층이 존재하는 것이긴 하나, 대중적인 제품은 아니다.
- B2B 시장이 없었다면 지금의 서피스는 없었을 수도 있다.
리스크는 무엇인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업 모델은 IT 분야이며, IT 분야는 기술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과거 인텔(티커 : INTC)을 보자. 과거 무어의 법칙을 기반으로 성장하던 인텔은 CPU 세계에서 단연코 탑의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기술의 역량이 뒤처지기 시작하면서 B2B 시장부터 B2C 시장까지 애매모호한 기업으로 변모하였다. 무어의 법칙으로 제국을 건설하던 과거의 인텔이 오늘날 이렇게 변모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이렇게 변모할 수도 있다. 오늘날엔 누구나 쉽게 글로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 아이디어만 있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시대다.
또 하나의 리스크는 너무 많은 사업 모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지고 있는 사업 모델은 운영체제, 클라우드, 플랫폼, 게임, 하드웨어, 검색엔진 등 너무나도 많다. 이것이 하나의 키워드(생산성)로 파생된 개념이긴 하나, 너무 많은 사업 모델이기에 전부를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어렵다.
더 나아가 각 사업 모델의 경쟁사가 강력하다. 운영체제에서는 구글과 애플, 클라우드에서는 아마존과 구글, 플랫폼에서는 구글과 페이스북 그리고 트위터 등, 게임에서는 소니와 애플, 하드웨어에서는 구글과 애플 그리고 삼성, 검색엔진에서는 구글. 전부 충분한 현금과 강력한 기술 그리고 사업적 노하우를 가진 기업들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무조건 살아남고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라 단언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진 해자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 안정성을 높여주며, 이를 통해 창출한 현금 흐름은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및 배당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AI 기술 투자와 같은 R&D 투자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과 이익 규모는 분기마다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다만 이는 모든 투자자가 알고 있으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 밸류는 다소 높은 수준에 있다. 어떤 기업이든 가격이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높은 밸류는 기대 수익률을 줄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투자자는 현재의 마이크로소프트 기업 밸류를 향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성과 비교해 보고, 본인 기준에서의 기대 수익률을 고려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느 빅테크 기업보다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영위하고 있음과 동시에 충분한 성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먼 미래에도 마이크로소프트는 우리의 빅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워낙 글로벌한 기업이므로 불안한 세계 정세와 에너지 안보로 이어지는 다극화 체제와 같은 외부 정세 변화가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이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밸류에 녹아져 있는 것 같진 않아 보인다. 더 나아가 도입기 수준에 머무른 AI 산업에서 승자가 될 것으로 판단하기에도 무리가 있으므로 섣부르게 투자하지 않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