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마이크로소프트 이후로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의 반독점 이슈가 불거지면서, 과거 마이크로소프트 반독점 소송 과정과 반독점 소송 첫 타자 구글이 주목되고 있다.
구글 반독점 소송 현황
2020년 10월경 구글은 미 법무부와 11개 주의 연방정부로부터 반독점 소송을 당했다. 소송의 핵심은 구글이 애플과 같은 계약 업체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여 구글 검색엔진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하고, 이를 통해 스마트폰과 PC 환경을 독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구글은 크롬 브라우저 및 자사의 검색 서비스가 타사 대비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 구글이 애플에만 200억 달러를 지급한 정황이 밝혀지면서 구글은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했다.
미 법무부는 독점 판결 이후 구글의 해체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구글은 이에 대해 항소를 준비하고 있으며, 독점 판결에 대한 처벌은 아직 명확해 정해진 바가 없다. 한편으로 월가는 검색엔진이 아닌, 안드로이드 및 크롬 브라우저가 분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 반독점 사례
완벽히 동일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구글의 반독점 사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반독점 사례와 비슷하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는 1998년 미국 범무부로부터 윈도우 시장 독점을 명목하에 반독점 소송을 당했다. 당시 윈도우 운영체제 점유율이 90%가 넘었으며, 새로운 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가 기본적으로 탑재되었다.
1999년 치열한 공방 끝에 잭슨 판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 기업이라는 판결을 내렸고, 2000년에는 운영체제(윈도우)와 스프트웨어 프로그램(MS office)을 분리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가 항소하면서 재판은 항소 법원으로 옮겨갔다. 2001년 항소법원 역시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 기업이라 판결했지만, 미국 정부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합의점을 찾으면서 분할 명령은 취소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패소했다고 해서 무조건 분할되는 것이 아니며, 심지어 구글은 아직 항소도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즉, 현재 구글이 패소했다고 해서 분할이 확정된 듯이 말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다.
주가 영향
반독점 소송은 분명 큰 이슈이긴 하나, 현재까지 주가에는 큰 영향은 크게 미치지 않았다. 이는 아직 항소 절차가 남아있고, 마이크로소프트 반독점 사례처럼 항소 이후에도 정부와의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즉, 이슈의 내용이 명확해지긴 전까진 주가의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확률이 높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구글 분할이 명확해질수록 주가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다만 어떻게 ‘분할되느냐?’에 따라 악영향의 정도가 다를 것이다. 예를 들어 검색엔진이 분할된다고 가정해보자. 현재 구글의 매출은 대부분 검색엔진에 기인하며, 검색엔진으로 통해 얻는 방대한 데이터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왔다. 즉, 검색엔진은 구글의 핵심가치다. 핵심가치가 분할되면 주가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반대로 월가에서 예측한 것처럼 크롬 브라우저 또는 안드로이드가 분할된다고 가정해보자. 이는 구글의 중요한 가치가 맞지만, 검색엔진보다는 아니다. 더불어 인적분할 형태로 쪼개지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은 안드로이드 또는 크롬 브라우저의 지분을 받을 수 있다. (검색엔진도 쪼개지면 그에 따른 지분을 받겠지만, 크롬과 안드로이드처럼 별도의 사업체를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사업체를 분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같다고 볼 수 없다.) 물론 서로 유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주가의 악영향을 미치긴 할 것이다. 다만 검색엔진처럼 핵심가치가 분할되는 것보다는 주가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을 것이다.
- 분할되지 않는다면 ‘어떤 합의점을 찾았느냐?’에 따라 주가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독점 소송 당시 주가 하락 폭이 매우 컸는데, 닷컴 버블 붕괴 시점과 겹치기에 무조건 반독점 패소 때문이라고 말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