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해자는 기업의 경쟁 우위 즉, 진입 장벽을 뜻하고, 기업의 경쟁 우위는 비즈니스 환경을 이해할 수 있어야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경제적 해자를 갖춘 기업을 선별하기 위해선 기업의 비즈니스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경제적 해자란? ‘Economic Moats’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s)는 기업이 다른 기업 대비 가지는 경쟁 우위 즉, 기업의 경쟁력을 일컫는 말이다. 기업이 다른 기업 대비 가지는 경쟁 우위가 두터워질수록 점유율, 이익 구조 등 여러 방면에서 타 기업 대비 유리하게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다.
경제적 해자는 어떻게 파악하는가?
매출의 근원
경제적 해자를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는 기업 매출의 근원을 찾아보는 것이다. 단편적인 예시로 코카콜라를 보자. 코카콜라 매출의 근원은 무엇인가?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다.
높게 쌓아 올려진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는 청량음료 시장에서 상징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고, 이를 기반으로 코카콜라는 다른 청량음료 기업 대비 높은 점유율과 이익률을 장기간 기록하고 있다.
- 코카콜라는 60년 이상 배당금을 인상한 몇 안 되는 기업이다.
- 코카콜라가 최고의 비즈니스인 이유
적정 가치 : 산업과 기업의 구조 이해
적정 가치를 계산할 때 기업의 경제적 해자는 매우 중요한 요소의 하나이다. 그 이유인즉슨 장기적인 미래의 현금 흐름을 정확히 유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미래의 현금을 정확히 유추할 수 있다면 무조건 잃지 않는 투자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행한 투자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 분야의 최고 투자 구루 워렌 버핏도 모든 투자에서 이익을 얻을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산업과 기업의 구조를 면밀히 파악한 후, 해당 기업 매출의 근원이 외부 압력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유추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치 평가, 다시 말해 적정 가치를 계산해야 그나마 오답률을 낮출 수 있다. 즉, 적정 가치를 구하는 과정 자체가 경제적 해자 파악을 기반으로 한다.
- 이렇게 계산한다고 해서 모든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할 순 없다.
- 자기 불확실성 즉, 자기가 틀렸을 가능성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 워렌 버핏은 4할만 성공해도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4할 이상의 타자는 그리 많지 않다.)
투하 자본 대비 이익률(ROIC)
경제적 해자를 투자 지표로 파악할 방법의 하나는 투하 자본 대비 이익률(ROIC)을 체크하는 것이다. 투자 자본 대비 이익률은 말 그대로 매출을 발생시키기 위해 투하한 자본 대비 이익률을 뜻한다. 쉽게 예를 들어 자기 자본을 5,000만 원 투하하여 1,000만 원을 벌었다면 투하 자본 이익률은 20%이다.
즉, 경쟁사 대비 투하 자본 대비 이익률이 높다는 것은 경쟁 우위에 있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이야기한다. 물론 이것은 기업과 산업의 구조 그리고 관련 시스템과 정치적 상황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체크해야겠지만, 빠르게 스크리닝할 땐 매우 유용하다.
투자 지표는 빠르게 스크리닝하라고 만든 것이지 이를 절대적으로 참고하여 투자하라고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1,000억을 가진 기업이 1억을 투하하여 5,000만 원에 이익을 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 이 기업의 투하 자본 대비 이익률은 50%다. 1,000억을 가진 기업이 5,000만 원을 벌고 있다면 이 기업을 좋은 기업이라 말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해 모든 투자 지표는 여러 방면에 걸쳐 체크해야 한다.
경제적해자의 대표적인 4가지 형태
무형자산
타사 대비 높은 브랜드 가치, 특허 및 사업권, 공급망 등은 강력한 경제적 해자가 된다. 역사적으로 단단한 무형 자산을 갖춘 기업들은 오랫동안 기업을 영위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투자할 때 중요한 것은 그 기업의 역사를 보는 것이다.
세상은 바뀐다. 바뀐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들은 도태되고, 단단해 보였던 무형 자산이 신기루처럼 무너진다. 따라서 역사를 보고 바뀐 세상에 어떻게 적응해 나갔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 무형자산은 매우 강력한 가치지만, 반대로 쉽게 무너질 수 있는 가치다.
낮은 원가
타사 대비 낮은 비용으로 서비스 또는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이는 강력한 경제적 해자가 된다. 이는 경쟁사의 제품 가격과 이익률을 대조해 보면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와 B라는 햄버거 가게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A와 B의 햄버거 가격은 7,000만 원으로 동일하지만, A는 햄버거를 하나 팔면 2,000원이 남고, B는 햄버거를 팔면 1,000원이 남는다. 만약 A가 햄버거 가격을 6,000원으로 내리면 어떻게 될까? B는 그 가격에 맞추려면 이익을 포기해야 한다. 낮은 원가로 서비스 및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이러한 치킨 게임에서 매우 유리하다.
원가가 낮은 것은 경제적 우위의 하나일 뿐이다. A 햄버거보다 B 햄버거가 훨씬 더 맛있다면, 소비자들은 B 햄버거가 A 햄버거보다 비싸더라도 기꺼이 값을 지불할 것이다. 다시 말해 낮은 원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가치도 볼 수 있어야 ‘낮은 원가라는 경제적 해자의 형태’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네트워크
특정 네트워크의 사용자가 많아 특정 네트워크 자체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네트워크 효과라고 지칭하고, 이는 가장 강력한 경제적 해자의 하나로 분류된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보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사용하지 않던 소비자들도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가입한다.
또 하나의 예시는 카카오톡이 있다. 카카오톡이 완벽한 메신저 앱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모두가 카카오톡을 사용하기에,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선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네트워크 효과이다.
네트워크 효과를 파악할 때는 근원(뼈대)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예를 들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어떤 플랫폼에서 구동될까? iOS, 안드로이드, 윈도우, macOS에서 구동된다. 이러한 근원(뼈대)이 없으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없다. 달리 말하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처럼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투자할 땐 산업의 근원(뼈대)을 살펴보자.
- 페이스북이 메타 플랫폼으로 이름을 바꿔가며 메타버스를 올인하는 이유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근원(뼈대) 플랫폼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는 무형자산과 같은 형태의 하나이다. 한 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없이 무너질 수 있다. 투자자는 이를 매우 유의해야 한다.
전환 비용
사용하던 서비스 또는 제품을 다른 기업의 서비스 또는 제품으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전환 비용이라고 한다. 전환 비용이 많이 들수록 다른 기업의 서비스 또는 제품을 이용하지 쉽지 않을 것이기에 이는 강력한 경제적 해자가 된다.
단편적인 예로 마이크로소프트의 MS Office를 보자. 이 소프트웨어 툴은 1989년을 시작으로 오늘날까지 주된 비즈니스 툴로 사용되고 있다. 기업들은 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사업을 구축했고, 기업 내부 깊숙이 자리 잡았다. MS Office를 대체할 수 있는 솔루션은 이미 많이 공개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MS Office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이는 이미 익숙한 MS Office를 포기하고 부수적인 비용까지 들여가면서 프로그램을 바꾸기엔 전환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판단하는 것을 방증한다.
전환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서비스 또는 제품을 교체하는 경우 그만큼 다른 서비스 또는 제품의 매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전환된 경우 다시 점유율을 되찾아오기란 쉽지 않다.
경제적 해자가 있다면 무조건 투자해야 하는가?
경제적 해자는 절대적인 개념이 아닌, 상대적인 개념이므로 경제적 해자가 있다고 무작정 투자해선 안 되며, 평면적으로 보는 것이 아닌,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A 기업의 경제적 해자가 B 기업의 경제적 해자보다 더 두텁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두 기업이 동일한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다면, A 기업의 리턴값이 B 기업의 리턴값보다 훨씬 클 것이다. 절대적인 개념으로 접근했다면 A 기업이든, B 기업이든 상관없이 투자했을 테지만, 상대적인 개념으로 접근했다면 장벽의 두께를 비교하고, 더 두터운 A 기업을 선택할 것이다.
반대로 위 조건에서 A 기업과 B 기업이 동일하지 않은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으며, A 기업의 비즈니스보다 B 기업의 비즈니스가 장기적으로 더 많은 수요를 얻을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를 평면적으로 접근했다면 단순하게 장벽의 두께만 보고 A 기업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입체적으로 접근했다면 장벽의 두께, 산업의 파이, 장기 지속성, CEO, 가격 등을 고려하여 A 기업과 B 기업을 저울질하면서 본인의 투자 성향에 더 적합한 기업을 선택할 수 있다.
- 경제적 해자를 파악했다고 모든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2차원적 사고가 아닌, 3차원적 사고를 통해 입체적으로 볼 수 있어야 좋은 투자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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